[아시아경제 온라인이슈팀] 국립국악원이 다음 달 예정된 공연에서 연극연출가 박근형씨가 이끄는 ‘극단 골목길’의 참여를 배제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 연극계를 대표하는 연출가로 꼽히는 박근형씨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풍자를 담은 연극 ‘개구리’를 선보였고, 최근 이 때문에 문화예술위원회의 연극 지원 사업 대상에서 배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9일 국립국악원 등에 따르면 국립국악원은 11월6일 풍류 사랑방에서 열리는 ‘금요공감’에서 퓨전국악그룹 ‘앙상블 시나위’의 공연을 올릴 예정이었다.
‘금요공감’은 국립국악원이 젊은 관객층을 겨냥해 3월부터 시작한, 국악과 클래식, 재즈, 대중음악, 연극, 현대무용, 문학 등 다양한 장르가 함께하는 협업공연이다. ‘앙상블 시나위’는 이번 공연에서 박근형 씨가 대표로 있는 ‘극단 골목길’의 연극과 협업하기로 했다.
그러나 국립국악원은 지난 24일 ‘앙상블 시나위’에 연극은 빼고 음악 연주 중심으로 변경하라고 요구했으나 ‘앙상블 시나위’는 이를 거부했고 이후 국립국악원이 이날 공연을 다른 프로그램으로 대체한 것이다.
당초 오는 30일 ‘금요공감’에 출연 예정이었던 안무가 정영두씨는 이를 “특정 연출가를 겨냥한 탄압”이라고 주장하며 항의의 뜻으로 지난 27일 국립국악원에 출연 거부를 통보했다.
국립국악원은 논란이 일자 “상반기에 세 차례에 걸쳐 연극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이 무대에 올려본 결과, 자연음향 국악 연주를 위해 설계돼 음향과 조명 장치를 사용할 수 없는 공연장의 특성상 연극은 대사 전달 등에 문제점이 발견돼 올리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앙상블 시나위’와 국립국악원 담당 직원 간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으나 해당 직원이 이달 초 퇴사하면서 공연의 방향이나 세부 내용에 대해 충분한 협의와 정보공유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특정 연출가를 겨냥한 탄압이나 예술 검열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온라인이슈팀 issu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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