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 주요 계열사 대표에 업무보고 통보서 내려보내
롯데 "제3자 배석 장애 해소되야 보고 가능"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롯데그룹은 29일 신격호 총괄회장이 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업무보고 통보서를 보낸 것과 관련해 "제3자 배석 등의 장애가 해소된다면 언제든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현재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언제든지 총괄회장께 보고할 준비가 돼 있으나 롯데와 전혀 관계가 없고 회사 관계자가 아닌 사람들이 보고를 받거나 보고에 배석하는 경우 회사 기밀 사항이 제3자에게 유출돼 이사의 비밀유지 의무 위반 등의 우려가 있어 보고를 드리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의 방해로 계열사 대표들의 신 총괄회장에 대한 보고 등의 업무가 방해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롯데 계열사 대표들은 롯데와 전혀 관련없는 제3자들의 배석 등 장애가 해소된다면 언제든지 보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26일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 대표들에게 통보서를 보내 사업 현황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 16일전까지 매일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현황 등을 직접 보고 받고 질의하며 경영 상황을 파악해왔다. 90세가 넘은 고령임에도 불구, 계열사 사업 현황 및 수치까지 기억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장ㆍ차남간 경영권 분쟁으로 신 총괄회장 집무실인 롯데호텔 34층 관할을 놓고 갈등이 빚어지면서 보고도 완전히 끊겼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 정책본부 소속 자신의 비서실장 이일민 전무를 해임했고, 신 전 부회장측은 20일 총괄회장의 뜻이라며 새 총괄회장 비서실장으로 나승기씨를 임명했다.
나 실장은 가짜 변호사 자격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SDJ 코퍼레이션은 해명자료를 통해 "나 비서실장은 일본게이오대학 법학과를 졸업했으며,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법과대학원을 졸업, 법무법인 두우와 법무법인 화현에서 외국법자문을 역임했다"며 "다만 변호사 자격은 소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재 34층 총괄회장 집무실은 사실상 신 전 부회장 인력이 장악했다. 하지만, 이일민 전무를 비롯한 비서와 경호 직원들도 34층 근처에 대기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해임 무효'를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