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정부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검토했으나 한진해운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진해운은 28일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에 대해 "정부로부터 한진해운-현대상선 합병에 대한 검토를 요청받았으나, 검토한 결과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한 바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을 포함한 정부는 최근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차원에서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을 타진했다.
선박 공급 과잉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에 따른 경기침체가 장기간 지속됨에 따라 해운업 불황이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에서 나온 고육책이다.
올 들어 세계 1, 2위 컨테이너 선사인 머스크와 MSC가 합작해 '2M'을 결성하고 CGM, COSCO, UASC 등 세 개의 선사가 'O3'를 설립하는 등의 조치를 취함에 따라 해운업계에서 떠돌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설이 현실화 된 셈이다.
다만 한진해운은 양사의 합병시 주주의 동의 등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판단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의 경우 산업은행에서 지분을 갖고 있지만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각자 주인이 있는 주식회사"라며 "주주 동의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양사의 화주간 계약관계, 얼라이언스 등을 고려해 이같이 판단한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진그룹은 지난해 4월 한진해운을 인수한 바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그룹이 흑자로 돌아설 때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며 경영 안정화에 대한 의지를 다지는 등 경기 파고를 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적으로 현대상선과의 합병을 고려할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어 현대그룹 입장에서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은 사실상 현대그룹의 해체를 뜻한다. 재계 정서상 한진해운이 현대상선을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또한 한진해운 측은 "현대상선 인수에 대해서는 요청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상선 측은 "합병이든 인수든 관련한 사안에 대해 들은 바가 없다"며 "관련한 사안에 대해 어떤 요청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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