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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개혁개방 촉진하려면 금융개혁·인프라 투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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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개혁개방 촉진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미·러 금융·재정개혁 중·일은 인프라 투자 강조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북한 개혁개방의 관건이 금융개혁에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을 분리하고 인플레이션과 금리 환율 등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2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버서더 호텔에서 개최한 '북한 개혁개방 촉진을 위한 국제협력 방안' 국제세미나에서 데이비드 달러 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역사적으로 북한과 유사한 개혁개방을 추진했던 중국과 베트남의 경험을 보면 금융개혁이 중요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전문가들이 6개월 이상 수행한 연구결과를 공유했다.

달러 연구위원은 "북한은 금융개혁을 통해 중앙은행과 상업은행의 기능 분리와 인플레이션 통제, 금리 관리, 환율·국제수지 관리, 자본시장 자유화, 선별적 금융시장 개방 등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업은행은 중국 방식과 베트남 방식의 장점을 결합할 것을 제안했다. 베트남처럼 해외은행의 국내 진입을 허용하고 중국처럼 해외은행을 국영상업은행(SOCB)의 전략적 파트너로 이용하자는 것이다.


달러 연구위원은 이어 "통화정책에서 1997년 이후 M2 증가율을 20% 이하로 유지한 중국의 선례를 척도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금리 관리도 초기 10년 동안 중국처럼 실질 금리를 통제하되 마이너스 금리를 피하고 금리정책의 유연성을 조기에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시장 개방도 베트남처럼 외국인직접투자(FDI)는 개방하지만 타 금융시장 개방은 늦춰 '핫 머니' 유입을 막고 외환보유액을 꾸준히 늘려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체제전환국 금융개혁의 정책목표로 '6가지 하지 말아야 할 일(Six 'No's)'이 있다"며 "은행위기 예방, 10% 이상의 인플레이션 억제, 마이너스 실질금리 배제, 통화의 과대평가 방지, 주식시장 버블 예방, 핫 머니 유입 차단 등이다"라고 덧붙였다.


비탈리 슈비드코 러시아 과학원 국제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중국과 같은 점진적 개혁보다는 구소련처럼 급격한 체제전환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를 막기 위해 슈비드코 선임연구위원은 "조세·재정정책과 세관통제, 금융감독 등에 중앙정부의 통제력을 유지하고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개방과정에서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한 자산 남용 현상을 피할 수는 없지만 금융·조세정책으로 피해를 축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체제전환이 시작되면 민주사회주의와 같은 절반의 개혁에서 멈추기란 불가능하다"며 "시장경제에 대한 정부의 직접통제에서 조세정책 등을 통한 간접통제로의 전환이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제안했다.


중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찐저 중국 랴오닝사회과학원(CASS) 동북아연구소장은 "현재 북·중 경제협력은 생존형 교역"이라며 "북한의 개혁개방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경제개발구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인프라 투자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 집권 3년째인 지금부터 향후 5년간을 북한의 국제사회 편입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기(關鍵期)'로, 김정은 정권이 국내안정을 바탕으로 대외관계 개선을 중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찐저 소장은 "북한의 대중 수출품은 광물 등 원자재 위주에 그치고 있어 교역구조가 발전형이 아닌 생존형"이라며 "국가가 직접 통제하기 때문에 북한 내 시장경제 확립에 기여하는 역할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시장경제 도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으로 대규모의 대북 인프라 투자협력, 특히 접경지역에 위치한 경제개발구에 대한 투자협력을 해야한다"며 "접경지역 인프라 투자가 정부주도 시범사업으로 이뤄지면 중국 기업의 대북투자를 끌어들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누이 토모히코 일본 가쿠슈인대 교수는 대북 인프라 투자가 북한 개혁개방의 원동력이며 일본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안정적인 자금조달, 인프라 건설·운영·유지보수 능력, 인프라 부문의 생산성 등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압도적인 규모의 외환보유액을 보유하고 에너지·발전·교통 플랜트 수출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한국이나 중국보다 대북 인프라 투자의 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일본의 대북 인프라 투자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에도 긍정적 파급효과를 미치는데 미국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것으로 예측했다. 대북 인프라 투자의 산업별 생산유발효과를 분석한 결과, 미국은 1조3890억달러, 중국 1조3340억달러, 러시아 1조880억달러, 일본 9300억달러의 생산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통일은 한반도를 넘어 주변국과 세계경제 성장을 이끄는 기폭제로 작용할 수 있다"며 "세미나에서 형성된 공감대가 한반도를 넘어 전 세계로 확산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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