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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 이사장 발언 둘러싼 진실공방…"누가 거짓말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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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최광 이사장의 주문이 굉장히 많았어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은 의미가 있는 일은 지시에 따라 수행했어요. 보고요? 사전 보고, 사후 보고 할 것 없이 계속 했죠. 홍 본부장은 아니다 싶은 건 하지 않았는데 그러면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 실무진을 따로 불러 깼어요. 각자 입장에서는 국민연금공단을 위한 일이라고 강하게 믿었어요."


국민연금 양대 축인 최 이사장과 홍 본부장의 갈등을 지켜 본 국민연금 전직 고위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 관계자는 '강(强) 대 강'이 만나 얼굴을 붉힌 적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처음에는 홍 본부장이 무조건 접고 들어갔지만 최 이사장이 워낙 기금운용에 관심이 많다 보니 사사건건 챙기면서 홍 본부장도 무리라고 판단되는 지시에 소신 있게 행동한 것이 갈등을 키웠다는 얘기였다.

최 이사장은 언론이나 사석에서 홍 본부장의 보고 체계를 자주 지적했지만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는 내부 증언이 많다. 삼성물산과 엘리엇 사태 때도 서면 보고에 구두 보고를 더 해 최 이사장에 50여 차례 대면 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기금운용 성과에 대해서도 최 이사장의 시각은 남과 달랐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역대 최고투자책임자(CIO) 중 홍 본부장의 성적이 꼴찌였다며 비연임 결정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국민연금 관계자는 "최소한 이 부분에 있어서는 최 이사장이 틀렸다"며 "지난해 보건복지부의 기금운용 객관적 평가를 스스로 뒤집는 발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지난해 기록한 총 수익률은 5.25%였다. 수익금은 23조326억원이었다. 최 이사장은 5년 간 목표 수익률(5.8%)을 밑돌았다며 홍 본부장의 성과가 부족했다고 비판했는데 목표 수익률을 기준으로 기금운용 성과를 평가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게 국민연금 관계자의 말이다. 보통 기금운용 수익률의 벤치마크(BM) 대상으로 삼는 것은 코스피 수익률이다.


복지부는 지난 7월29일 2015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운용 결과와 성과를 확정 의결하면서 "저성장, 저금리 기조와 국내 주식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민연금은 BM 수익률(5.21%) 대비 0.04%포인트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호평했다.


이번 사태에서 홍 본부장은 묵묵부답인 반면 최 이사장은 주무 부처인 복지부와 갈등의 폭도 키워가는 모양새다. 정진엽 복지부 장관과 지난 20일 밤 독대한 자리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복지부는 최 이사장이 사퇴 의사를 비쳤다고 주장하는 반면 최 이사장은 복지부가 거짓 언론 플레이를 했다고 맞서고 있다.


정부 부처 고위 관계자는 "복지부의 체면이 말이 아닌 사건"이라며 "복지부 장관이 인사 문제로 산하 기관장에 대한 해임이나 파면 제청이 어렵다면 정밀 감사를 통해 최 이사장의 발언을 둘러싼 진위를 밝혀내고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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