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공동취재단ㆍ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남북 이산가족들이 21일 함께 모여 점심을 먹은 금강산호텔에서는 북측 여성 접대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대부분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여성 접대원 50여명이 오전부터 식기와 요리를 옮기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밝은 미소와 고운 외모의 이들은 상봉단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 할머니는 식사를 하러 들어오다가 노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북측 접대원에게 "곱다"고 칭찬하며 등을 쓰다듬었다.
나이를 묻는 남측 기자들의 질문에 수줍게 웃기만 하다가 "열여덟살입니다"하고답한 접대원도 있었다. 가족들은 "언제 이런 미인하고 사진을 찍겠느냐"며 북측 접대원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날 북측 가족들은 단체로 배급받은 옷을 입고 등장했다. 여성들은 자켓을, 남성들은 검정 중절모를 착용했다. 남북의 문화ㆍ환경 차이를 느끼게 하는 모습이나 대화도 있었다.
한 남측 가족은 "어제 저녁 만찬 때 우리측이 준비한 음식을 보면서 북측 가족들이 무화과와 귤을 처음 본다고 했다"고 전했다. 북에서는 귤이 아예 나지 않아 흔히 볼 수 없는 탓에 귤을 처음 본 북측 가족은껍질째 먹으려 했다고 한다.
남에서 흔히 먹는 '폭탄주'를 북에서는 즐기지 않는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전날 만찬에서 북측 기자들과 합석한 남측 기자들이 폭탄주를 만들었으나 반응이 시원찮았다. 북에서는 소주 등 독한 술과 맥주를 섞어서 먹지 않는다고 했다. 북측 기자들은 소속이나 이름을 밝히는 것을 꺼렸으나 남측 상황에 대해서는 큰관심을 보였다.
"인터넷으로 아무나 기사를 쓸 수 있는 것인가?", "내년에 남측에서 총선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될 것 같은가? 여당과 야당 중 어디가 더 우세할 것인가?"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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