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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여년만에 만난 오빠 안고 ‘눈물의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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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공동취재단ㆍ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아이고, 오빠∼" 60년 넘도록 애타게 그리워하던 오빠의 모습이 문 사이로 보이는 순간 이흥옥(80) 할머니는 단 1초도 허비할 수 없다는 듯이 부리나케 달려가 오빠를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1년8개월 만에 재개한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린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는 20일 단체상봉과 21일 개별상봉 모두 기쁨과 회한의 눈물로 홍수를 이뤘다.


20일 진행된 단체상봉에서 고령으로 휠체어에 의지하고 나타난 이 할머니의 오빠인 리흥종(88) 할아버지를 한번에 알아본 이 할머니가 달려나가자 남측 가족들은 눈시울을 붉히며 "어머, 오셨나봐!" "한 번에 알아보시네!"라면서 따라나갔다. 할아버지는 가족을 만난 기쁨에 눈가가 붉어지고 입까지 파르르 떨었다.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이순규(85) 할머니도 헤어진 남편 오인세(83)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며 지난 세월을 추억했다. 이 할머니는 "65년 만에 만났는데, 보고 싶었던 거 말하면 한도 끝도 없지. 눈물도 안 나오잖아요. 결혼 1년 뒤 평생을 (떨어져) 살았으니까 할 이야기는 많지. 하지만 그걸 어떻게 (3일 만에) 다 해"라며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손목시계를 꺼냈다. 잃어버린 시간에 대한 후회와 앞으로 함께 보낼 시간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시계 뒷면에 본인과 남편의 이름을 새겨넣었다.


이옥봉(77) 할아버지도 60여 년 만에 만난 북측의 형을 보자마자 왈칵 눈물부터 쏟아냈다. "형님 돌아가신 줄만 알았소"라며 흘리는 동생의 눈물에 형 리옥관(86) 할아버지는 '네 맘 다 안다'는 표정으로 주르륵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박문수(71) 할아버지는 북측의 누나 박문경(83) 할머니의 거칠어진 손을 부여잡으며 바셀린과 비타민 등 준비해온 의약품들을 꺼냈다. "누님, 이건 바셀린인데 손 틀 때 바르는 거고, 이건 뼈마디 아플 때 바르는 약, 이건 비타민인데 하루에 한 알씩 먹어"라며 누나에게 못다한 정을 건네기 바뻤다.


남북 이산가족 1차 상봉단 남측 389명, 북측 141명의 이산가족들은 21일 금강산에서 개별상봉과 공동중식, 단체상봉 등 3차례에 걸쳐 2시간씩 모두 6시간 만난다. 이들은 금강산호텔에서 오전 9시30분(북한 시간 9시) 개별상봉을 마치고 호텔에서 오후 12시30분부터 함께 식사하고, 오후 4시30분에는 이산가족면회소에서 다시 단체상봉을 한다. 개별상봉은 가족 단위로 숙소에서 비공개로 이뤄진다.


마지막 날인 22일에는 오전 9시30분 이산가족면회소에서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3일간의 짧은 만남을 마감하고 오후 1시30분 금강산을 출발, 5시20분 강원도 속초로 귀환한다. 전날 속초를 떠나 금강산에 도착한 가족은 2박3일간의 일정 첫날 각각 2시간의 단체상봉과 남측 주최 환영 만찬에서 감격스러운 만남의 시간을 가졌다.




김동선 기자 matthe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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