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삼성이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을 앞두고 각종 음주사고 등을 방지하기 위해 특단의 조치에 나섰다.
2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날부터 오는 23일까지 나흘에 걸쳐 삼성전자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4대악 근절'을 위한 특별교육을 실시하고 실천서약을 진행한다. 회사는 음주사고를 비롯해 폭언·폭행·성희롱 등을 '4대악'으로 규정했다.
삼성 관계자는 "4대악과 관련해서는 관용을 베풀지 않고 근절한다는 방침"이라며 "직원 본인이 직접 서약서에 사인하는 것만으로도 음주 사고에 대해 스스로 주의를 기울이는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정금용 삼성전자 인사팀장(부사장)이 '성희롱 사고는 지위 고하에 관계없이 퇴출시키겠다'며 엄벌 방침을 담은 내부 공지를 전 임직원에게 한 데 이어 이번엔 직접 서약서에 사인하도록 하는 등 강도 높은 예방 조치에 거듭 나선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특히 연말에 관련 사고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 인사팀은 매년 상반기 간부급 승진인사 직후인 3~5월과, 각종 회식이 잦은 10~12월을 요주의 기간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각종 사업재편에 따른 인사이동이나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직자 등이 많아 송별회 등 술자리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특별히 주의를 주고 있다.
실제 최근 사내 회식 자리에서 발생한 성적인 농담이나 신체적 접촉, 업무상 직위를 앞세운 폭언 등으로 징계를 받은 사례가 적지 않다. 삼성 각 계열사는 현장에서 관련 사고가 발생할 시 본인 또는 목격자가 적극적으로 관리부서에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삼성 계열사의 한 직원은 "회식에서 몇 차례 사고가 발생하다 보니 과거에 비해 술자리 자체가 많이 줄어든 편이다"라며 "1차만 하고 끝내는 경우가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계열사도 이 같은 내용의 특별교육이나 서약 등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 상반기에 '성희롱·보안·부정·사내 규정(compliance)위반' 등을 '4대 죄악'으로 규정하고 근절에 앞장서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에 전 직원이 서명하도록 했다. 또 매달 정기적으로 각 항목의 위반 사례를 공유해 임직원들로 하여금 경각심을 주고 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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