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발레단, 16일~18일 '왕자 호동' 선보여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테크닉 부드럽게 스며들어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수많은 신화들이 공통적으로 다루는 사랑. 한국에는 설화 '왕자 호동'이 있다. 촘촘한 구성도 돋보이지만 낙랑으로 대표되는 한족과 호동의 고구려족 간의 갈등을 절묘하게 형상화했다. 국가, 전쟁, 사랑, 배신, 윤회, 주술 등 다양한 테마는 덤. 이 고전적 감성에 현대적 테크닉이 부드럽게 녹아 스며든다. 국립발레단이 16일~18일 국립극장 해오름에서 '왕자 호동'을 선보인다.
이미 발레의 본고장 이탈리아에서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인도, 세르비아, 캄보디아 등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누리며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무대는 1998년 국립발레단의 초대단장이던 고 임성남이 안무해 초연했다. 국가브랜드사업 1호로 지정돼 2009년 11월 첫 선을 보였고, 이후 국수호(67) 연출의 지휘 아래 다양한 변화를 가미했다.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조안무가를 맡아 발레와 한국무용, 현대무용을 새로운 형태로 뒤섞었고 음악가 조석연이 생황, 거문고, 북 등을 가져와 한국적 느낌을 더했다. '왕자 호동'을 위해 한국의 복식문화를 파고든 제홈 카플랑의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의상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
조화로운 환경에서 문병남의 안무는 한층 더 빛을 발휘한다. 그 바탕에는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와 그만의 철학인 온고지신이 있다. 문 씨는 "최근 현대무용은 여러 춤들이 뿌리 없이 혼재돼 있는 과도적 시기다. 구조를 깨는 해체주의가 다양성을 추구하나 대작을 찾기는 힘든 실정"이라며 "형식 파괴보다 클래식 발레의 전통을 보존하면서 현대적인 극적 요소의 조합을 시도하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왕자 호동'이 한국적인 춤 동작과 호흡에 집착하지 않는 건 이 때문이다. 그는 "안무가의 내면에 한국적 정체성이 있다면 구태여 한국적인 형식을 취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한국적인 것을 보여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간의 감정, 내면을 표현하는데 있어 역사적 인물들을 현실적으로 묘사해 내면을 깊게 폭발할 수 있는 드라마 발레를 보여주겠다"고 했다.
낙랑공주는 이은원(16일), 박슬기(17일), 김리회(18일)가 차례로 나서 연기한다. 호동왕자는 김현웅(16일), 김기완(17일), 정영재(18일)가 맡았다. 1층석 5만원, S석 3만원. 문의 국립발레단(02-587-6181)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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