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외환보유액이 계속 감소하면서 중국 정부의 양적완화 시행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경제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개월째 줄고 있는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단순히 인민은행의 외환시장 개입 정황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라고 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지난달 말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5141억달러(약 4076조3560억원)로 전월 대비 433억달러 감소했다. 지난해 6월 4조달러에 육박한 뒤 계속 줄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은 여전히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성장으로 해외 자본이 대거 유입되면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외환 곳간이 차곡차곡 쌓였던 중국의 호시절은 이제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해외 자금 이탈 방지, 위안화 가치 방어, 실물경제 회복 등 인민은행이 돈을 쓸 곳은 많다. 인민은행은 지난 8월 위안화 가치를 전격 절하했다. 저널은 인민은행이 당시 외환시장에 개입하면서 1200억~1300억달러를 사용했다고 전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1~8월 은행 대출 등으로 금융시장에 쏟아 부은 자금은 무려 1560억달러다.
환시 개입에도 여전한 위안화 하방 압력과 자본 유출은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실물경기 활성화라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부채 확대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로 그동안 제한적인 완화정책만 사용했던 중국 정부가 국채 매입 등 비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적극 펼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인민은행의 총자산에서 외환이 차지하는 비중은 82%다. 한편 국채 비중은 4.5%에 불과하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경우 국채 비중은 50%가 넘는다.
중국 정부는 올해 성장률 목표치 7%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경기둔화로 금리인상을 망설이고 있다. 이에 지금이야말로 양적완화 논의를 시작해야 할 적기라는 주장도 있다.
호주 매쿼리증권의 중국 담당 래리 후 이코노미스트는 "10여년 주기로 돌아오는 중국 통화정책의 변화기가 가까워지고 있다"면서 "인민은행은 향후 수개월 안에 자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WSJ은 통화정책의 독립성이 떨어지는 중국에서 인민은행이 정부로부터 추가 부양을 실시하라는 정치적 압박을 크게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3차례에 걸친 지준율 인하와 5차례에 걸친 기준금리 하향이 가능했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시장에서는 연말께 추가 지준율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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