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AB) 인베브가 업계 2위 사브밀러에 세 번째 인수 제안서를 내밀었다. 사브밀러의 최대주주는 인수제안을 지지했지만 목표물인 사브밀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AB인베브는 이날 사브밀러에 682억파운드(약 1040억달러)의 인수제안을 했다. AB인베브가 새롭게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42.15파운드로 지난달 14일 사브밀러 종가 29.34파운드 보다 44%나 높게 책정된 것이다.
AB인베브는 앞서 두 차례 사브밀러에 인수제안을 했었는데 첫 번째는 주당 38파운드, 두 번째는 40파운드였다. 사브밀러는 두 차례 제안 모두 거절했다. 사브밀러는 AB인베브가 제시한 인수가격이 너무 낮다며 퇴짜를 놨다.
AB인베브는 성명에서 사브밀러에 새로운 인수제안을 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앞서 두 번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사브밀러 이사회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사브밀러 지분 2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 알트리아 그룹은 AB인베브의 새로운 인수제안을 지지한다는 별도의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브밀러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사브밀러는 이날 세 번째 인수제안을 받은 직후 성명을 통해 "이사회는 이번 제의를 고려해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AB인베브는 사브밀러의 가치를 상당히 저평가하고 있다"면서 "AB인베브는 사브밀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그동안 기회적이고 조건부적 제안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만약 사브밀러가 AB인베브의 세 번째 인수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세계 최대 규모 맥주업체가 탄생하게 된다.
스튜어트 피어슨 엑세인BNP파리바 연구원은 인수ㆍ합병(M&A)이 성사될 경우 2016년 법인세ㆍ이자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이 250억달러 정도가 될 것이고 세계 30대 맥주 소비시장 가운데 24곳에서 1위 또는 2위를 차지하는 독점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브밀러가 AB인베브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반독점법 위반을 걸고 넘어질 각국 규제당국의 장애물을 넘어야 하는 숙제가 남아 있다. 앞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두 회사의 중국 맥주시장 점유율이 40%를 넘어선다는 점을 강조하며 중국 상무부가 반독점법 위반을 내세워 양사의 M&A를 막을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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