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금호가(家) 형제의 난으로 금호석유화학이 금호아시아나빌딩을 떠나면서 3년간 비어 있던 자리에 에어서울 본사가 입주한다.
2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따르면 금호석화 계열 5개사의 금호아시아나빌딩 임대 계약(7층 일부, 20~24층)이 지난달 초 만료됐다.
금호석화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동생인 박찬구 회장이 이끌고 있는 회사다. 금호석화는 두 형제 갈등 이후 금호그룹과 계열분리 수순을 밟으면서 지난 2012년9월 금호아시아나빌딩을 떠났다. 금호석화 측은 입주 기업을 물색했으나,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3년간 비워두고 있었다.
금호그룹은 금호석화와의 계약이 만료됨에 따라 3년간 비어 있던 자리에 아시아나항공 예약영업팀(콜센터)과 에어서울 본사를 들이기로 결정했다.
기존 금호석화가 임대해 쓰던 20~24층은 금호타이어가 들어가고, 기존 금호타이어가 쓰고 있던 3개층 중 10~11층은 아시아나 콜센터가 메운다. 12층에는 에어서울 본사가 자리 잡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아시아나 콜센터가 있던 오쇠동 본사 운항훈련동에는 안전보안실이 자리할 예정"이라며 "운항과 안전을 함께 두면서 안전운항에 더욱 매진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초 류광희 에어서울 대표를 선임한 이후 이렇다 할 실체를 갖추지 못했던 에어서울의 본사가 금호아시아나빌딩 내 자리 잡으면서 에어서울 설립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은 올 초 에어서울을 연내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삼구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 금호산업의 금호고속 인수 등 그룹 현안들에 밀려, 설립 속도는 지지부진한 상황이었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에어서울 항공운송사업 면허는 신청하지 않은 상태"라며 "본사가 마련됨에 따라 설립 작업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서울 본사가 금호아시아나빌딩에 자리하게 되면 우리나라 9개 국적 항공사 중 유일하게 서울 종로구에 본사를 둔 항공사가 된다. 나머지 항공사는 본사를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 근처에 두고 있다.
황준호 기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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