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스 천하 "짠물퍼팅의 힘"(종합)

1퍼팅 확률이 무려 44.26%, 라운드 평균 27.82개 "철벽 수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퍼팅 확률이 무려 44.26%.

'진격의 아이콘' 조던 스피스(미국ㆍ사진)가 올 시즌 지구촌 골프계를 지배한 동력은 단연 '짠물퍼팅'이다. 25개 대회에 등판해 91라운드 1584개 홀을 치르는 과정에서 무려 701개 홀을 '1퍼팅'으로 마무리했다는 점이 놀랍다. 클러치 퍼팅의 '달인'이라는 이야기다. 라운드 당 평균 퍼팅 수는 27.82개, 기록상으로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1위의 '퍼팅 고수'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이스트레이크골프장(파70ㆍ7307야드)에서 끝난 PGA투어의 '플레이오프(PO) 최종 4차전' 투어챔피언십(총상금 825만 달러) 우승으로 역대 최연소 페덱스컵 챔프에 등극한 승부수도 퍼팅이었다. 2타 차 선두를 달리던 11번홀(파3)이다. 14m 거리의 장거리 버디퍼팅을 집어넣어 헨리크 스텐손(스웨덴)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스텐손은 다음 홀인 12번홀(파4) 보기, 17번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범해 자멸했다. "마스터스 1, 2라운드에서 함께 플레이하면서 스피스의 놀라운 퍼팅 실력을 목격했다"며 "오늘 다시 그 때를 보는 것 같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스피스는 당시 1라운드에서 홀 당 평균 1.39개의 신들린 퍼팅으로 오거스타의 악명 높은 '유리판 그린'을 철저하게 유린하면서 8언더파를 작성해 결국 생애 첫 메이저챔프에 등극했다.

스피스가 300야드에 육박하는 장타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아이언 샷의 그린적중률 역시 49위(67.87%)로 만만치 않다. 강력한 공격 능력에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그는 철벽 수비력을 가미해 '스피스 천하'를 개막했다. 25개 대회에 등판해 마스터스와 US오픈에서 메이저 2연승 등 5승을 포함해 15차례나 '톱 10'에 진입하는 일관성은 평균타수 1위(68.91타)로 직결됐다.

마지막은 '철갑 멘탈'이다. 그레그 스테인버그 스포츠 심리학 박사는 "스피스는 다른 선수와 달리 폭발적인 기량을 발휘하고 있는 시점에서도 지금이 현상 유지라는 식의 자기 최면을 통해 평정심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 스피스는 "우리 팀의 승리"라고 캐디에게 공을 돌리면서 "지금의 호흡이라면 올해 같은 탁월한 성적을 더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곁들였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