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수용소서 사망한 남편 기다린 클라라 여사 별세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러브스토리' 소개하기도
[아시아경제 장인서 기자] 1950년 한국전에 참전했다가 숨진 남편을 그리워하며 63년간 수절한 부인 클라라 갠트(97) 여사가 결국 남편 곁으로 떠났다.
24일(현지시간) 재미 한국전 참전 21개국 지원협의회의 스캇 서 회장은 "클라라 여사가 지난 18일 로스앤젤레스 남부 잉글우드시 잉글우드 양로병원에서 타계했다"고 밝혔다.
클라라 여사는 지난 5월 고령으로 잉글우드 양로병원에 입원했으나 열악한 병원 환경에서 병수발을 해줄 간병인도 없이 홀로 지내다 끝내 숨졌다. 여사는 남편 조지프 캔트 전 일등상사의 유해가 묻힌 잉글우드에서 안장될 예정이다.
클라라 여사는 한국전에서 전사한 남편을 63년간 기다리며 수절한 애틋한 러브 스토리로 유명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5월26일 '메모리얼 데이'에 직접 클라라 여사의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여사의 남편은 1942년 육군에 입대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남태평양 전선에서 큰 공을 세운 인물이다. 두 사람은 1946년 텍사스에서 로스앤젤레스로 오는 기차 안에서 처음 만나 2년 뒤 결혼했으나 1950년 한국전이 발발하면서 생이별을 했다.
한국을 돕기 위해 나선 그는 1950년 12월 군우리 전투에서 북한군에 포로로 잡혔고 이듬해 포로수용소에서 사망했다.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ㆍ실종자 합동조사본부는 2013년 갠트 전 일등상사의 유해를 북한에서 최종 확인했다.
클라라 여사는 그해 12월 성조기에 싸인 남편의 유해가 LA국제공항에 도착하자 "남편이 돌아와 기쁘다. 이제 편히 눈을 감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장인서 기자 en130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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