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오리온그룹 계열사인 쇼박스가 '암살 효과' 덕분에 주가와 3분기 실적 모두 날개를 달았다.
16일 장 초반 쇼박스는 상승세를 이어가 9200원을 찍기도 했다. 15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2.39% 오른 89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연초 5040원이였던 주가가 8개월 새 90% 이상 뛰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29거래일 연속 '팔자'에 나선 외국인이 큰손이었다.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외국인이 코스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쇼박스였다. 이 기간 외국인은 8억9000만원어치를 샀다. 주가와 3분기 실적 전망을 끌어올린 건 영화 '암살' 덕이 컸다. 쇼박스는 상반기 4편의 한국영화를 배급했다. 한국영화 관객점유율은 21.2%를 기록해 업계 2위를 차지했다. 덕분에 상반기 때 거둔 영업이익(24억8000만원)이 지난해 영업이익(18억1100만원)을 앞질렀다.
김진성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7월 개봉한 암살은 높은 제작비(220억원)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관객 수 1265만명을 동원하며 투자손익(매출총이익)이 64억원으로 추정된다"며 "이에 더해 10개 이상 지역에 판매된 것으로 파악되는 해외판권수익은 3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반기 개봉작들도 3분기 호실적을 기대케 하는 요인이다. 쇼박스는 하반기에 이준익 감독의 '사도'와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내부자들'을 연이어 선보일 계획이다. 김 연구원은 "9월 말까지 사도의 관객 수를 350만명으로 가정할 경우 동사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36.6% 늘어난 72억원을 달성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화이브라더스와의 공동제작도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쇼박스는 지난 4월 중국 화이브라더스와 3년간 최소 6편의 영화를 공동 제작하는 계약을 맺었다. 중국 영화 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편 지지부진한 중국 홈쇼핑 사업은 정리에 들어갔다. 쇼박스 홍콩법인 수프림스타홀딩스는 지난 7월 중국 홈쇼핑 계열사 '후베이 라디오&TV 메가트레이딩' 지분 전량을 합작사인 후베이성TV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쇼박스 선전에 오리온 지분가치도 덩달아 올라갔다. 반기보고서 기준 오리온은 쇼박스의 최대주주다. 오리온이 지분 57.505%(3599만8000주)를 들고 있고 이화경 오리온 그룹 부회장이 0.003%를 보유하고 있다. 오리온의 경우 연초 대비 지분가치는 1400억원(15일종가기준) 가량 늘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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