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이재성(23·전북)이 K리거와 어린 선수들의 대표팀 활약에 대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의 꾸준한 관심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성은 레바논과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 원정경기(8일·3-0 승)를 마치고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를 자주 보러 오기 때문에 더 많이 준비를 하고, 경기에서 실력을 증명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 부분이 좋은 성과를 내는 비결"이라고 했다.
그는 "국내 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면 대표팀에서도 잘할 수 있다고 늘 격려하고 믿어준다. 신뢰에 보답하고자 더 집중하다보니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는 것 같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해 9월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뒤 꾸준하게 K리그 경기장을 찾아 실력과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들을 점검했다.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가리지 않고 원하는 선수를 찾아 나섰다. 원톱 공격수로 자리매김한 이정협(24·상주)을 비롯해 23세 이하 어린 선수들을 대표팀에 발탁하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중국 우한에서 지난달 열린 동아시아축구연맹 선수권대회(EAFF 동아시안컵)에서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빠졌음에도 국내와 일본, 중국 등에서 활약하는 젊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우승을 했다.
성장 가능성이 큰 선수들이 꾸준하게 대표팀에 발탁되면서 K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의 자신감이 높아지는 긍정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까다로웠던 레바논 원정에서 1993년 5월 11일 열린 1994 미국월드컵 1차 예선(1-0 승) 이후 22년 만에 승리를 따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재성은 "레바논 원정에서 오랫동안 승리가 없어 선수들도 많이 우려했지만 그 부분이 팀을 하나로 뭉치게 한 원동력"이라고 했다.
예비 스타를 찾는 슈틸리케 감독의 실험은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선수를 관찰할 때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경기장에서 보여줄 수 있는 실력이 있는지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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