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혁신 무력화시키면 반 발짝도 나갈 수 없다"
주승용 "혁신위, 극언 서슴지 않는건 화합 도움 안돼"
장외서도 계파간 설전…9월16일 당 중앙위가 분수령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의 활동 종료가 임박하자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혁신위의 결과물을 두고 당내 평가가 엇갈리면서 4·29재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두고 일었던 갈등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다. 오는 16일 예정된 당 중앙위원회가 내분 수습 또는 갈등 증폭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 자체를 무력화시키면 반 발짝도 나갈 수 없다"면서 "혁신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함께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비롯한 비노(非盧)계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혁신위 실패론'을 반박한 것이다.
문 대표는 이어 혁신위를 옹호하고 성과를 강조했다. 그는 "혁신안은 당 대표와 지도부 또는 계파의 자의적 공천을 넘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또 "혁신위 안이 완전할 수는 없고 국민들의 요구는 그보다 더 크다"며 "혁신위가 내놓은 안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뒤이어 발언에 나선 주승용 최고위원은 혁신위를 성토했다. 그는 "당 혁신을 바라는 구성원들의 발언에 대해 혁신위가 과민한 말씀을 쏟아내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전직 당 대표들이 당을 위한 충정에서 말씀하신 것에 대해 극언을 서슴지 않는 건 당 화합에 도움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 최고위원은 이어 "더 큰 혁신을 위해 혁신위에 전권을 위임한 것이지, 당내 권력투장을 해라고 맡긴 게 아니다"면서 "혁신위가 많은 고생했으나, 당내·외 객관적 평가 호의적인 건 아니다. 당내는 물론이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민심을 잘 경청하는 게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장외에서도 혁신위를 두고 설전이 오갔다. 최재성 새정치연합 총부본부장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밥상론'을 꺼내들며 당의 화합을 강조했다. 또 문 대표 사퇴 등 지도부 책임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국민들께 야당 대표가 누구냐고 몇 명이었냐고 물으면 정말 모를 것"이라며 비노계의 지도부 사퇴론을 에둘러 비판했다.
최 본부장은 "지금 시점에 새로운 밥상 잘 차릴 것이냐, 혁신을 잘해 진화한 국민들의 정치의식과 요구에 부응할 것이냐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면서 "내가 옳다, 내가 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한다 등의 문제로만 가게 되면 분열과 갈등만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고 밥상을 차버리는 경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안 전 공동대표와 가까운 송호창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완전히 폐쇄적으로 당 내부의 인사들의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모든 결정을 하고 난 다음에 제안하고 당이 무조건 받아들이는 그런 구조가 된다면 성공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이어 "예를 들어 사무총장제를 폐지한다, 이것이 지금 안보 문제나 경제 문제라든지 수권정당의 어떤 능력을 보여주는 것으로 국민들에게는 비치지 않는다"면서 "16일 중앙위원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많은 의견들이 나올 텐데, 혁신위가 최종안을 내면 그때부터 저는 당 개혁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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