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0시께 검찰 출석할 예정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 검찰이 포스코 비리 의혹과 관련해 정준양(67) 전 회장을 3일 소환한다. 포스코 수사를 시작한 지 약 반년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조상준)는 3일 오전 10시 정 전 회장을 소환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지난 3월 중순 검찰이 포스코를 압수수색한 뒤부터 정 전 회장이 소환될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수사는 순조롭게 진척되지 않았다.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검찰은 포스코 비리 의혹 규명에 어려움을 겪다 반년 만에 의혹의 '핵심'인 정 전 회장을 반년 만에 소환하게 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을 불러 그간 제기된 의혹을 모두 조사할 예정이다. 그에게 제기된 의혹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로, 성진지오텍 특혜인수와 관련한 부분이 조사대상이다. 전정도(57) 세화엠피 회장은 성진지오텍 주식을 포스코에 매각하며 약 234억원의 부당차익을 얻었다는 의혹을 받는다. 포스코는 전 회장에게 '경영권 프리미엄' 명목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회사가 신주를 발행하는 경우 미리 약정된 가격에 따라 일정한 수의 신주 인수를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된 채권)를 시가보다 약 350억원 비싸가 사줬고, 이를 지시한 것이 정 전 회장이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전 회장은 포스코 플랜텍 자금 횡령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배성로 영남일보 회장이 대주주인 동양종합건설에 정 전 회장이 특혜를 줬는지도 수사대상이다. 정 전 회장이 현직일 당시 동양종건은 포스코로부터 총 2000억원대 공사를 따낸 바 있다. 검찰은 포스코와 동양종건이 거래하며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파악하고 이 과정에 정 전 회장에 연루됐는지 살필 예정이다.
정 전 회장은 포스코와 슬래브 등 철강 중간재를 거래하는 협력업체 코스틸 관련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인척이 코스틸 고문으로 재직하며 4억원대의 고문료를 받은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업체에 특혜를 주고 대가성 금품을 받았는지 수사할 방침이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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