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때문에 공화당 지도부가 당황하고 있다. 막말과 기행을 전매특허로 내세운 그의 거침없는 '공약 역주행' 탓이다.
트럼프는 최근 잇따라 대선 공약을 내놓고 있다. 공약도 단순한 불법 이민 해법에서 벗어나 각종 경제ㆍ산업 정책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문제는 그가 내놓는 화끈한 경제 공약들 가운데 공화당의 전통 노선에서 한참 벗어나거나 정면 대치되는 게 많다는 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부자와 기업에 대한 증세다. 공화당과 대선 후보들은 전통적으로 자유시장 원칙에 입각해 감세, 보호무역 철폐, 기업활동 적극 보호라는 테두리 안에서 정책기조를 만들어냈다. 그 결과 각종 선거 때마다 부자 증세, 대기업 혹은 월스트리트에 대한 규제 필요성을 내세우는 민주당 측과 날카롭게 대립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필요할 경우 부자나 기업에 더 과세하겠다는 입장을 거침없이 밝히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들의 과도한 보너스에 중과세하겠다는 공약도 내놓았다. 세금이 과도하다며 본사를 미국에서 해외로 이전하는 기업에는 철퇴까지 가하겠다고 말한다. 게다가 미 기업 보호 차원에서 강력한 관세 장벽 같은 보호무역 조치도 취하겠다고 공언한다. 골수 민주당 정책으로 손색이 없는 내용들이다.
일간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풀어놓은 공약들로 공화당의 근심이 커지고 그의 공약 역주행은 언젠가 공화당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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