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라운드서 7언더파 '폭풍 샷', 제이슨 데이와 공동선두, 버바 왓슨 3위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배상문(29)의 '무빙데이 스퍼트'다.
30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에디슨 플레인필드골프장(파70ㆍ7030야드)에서 이어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PO) 1차전' 더바클레이스(총상금 825만 달러) 3라운드에서 7언더파의 '폭풍 샷'을 날렸다.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와 함께 당당하게 공동선두(11언더파 199타)를 달리고 있다.
무려 9개의 버디(보기 2개)를 쓸어 담았다. 그린을 16차례나 명중시킨 '송곳 아이언 샷'이 불을 뿜었고, 평균 1.56개의 '짠물퍼팅'으로 확실하게 뒷문을 걸어 잠갔다. 1, 3, 5, 7번홀에서 4개의 버디를 솎아내는 등 출발부터 좋았다. 후반에는 10번홀(파4) 보기와 11번홀(파3) 버디를 맞바꾼 뒤 14~16번홀의 3연속버디로 가속도를 붙였다. 17번홀(파4)의 두번째 보기는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로 기분좋게 만회했다.
프라이스닷컴에 이어 시즌 2승째, 특히 아시아선수 최초의 PO 대회 우승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다. 지금까지는 최경주(45ㆍSK텔레콤)의 2007년 더바클레이스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최경주는 2010년 BMW챔피언십과 2011년 투어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위에 올랐다. 배상문에게 이 대회 우승은 더욱이 1000만 달러의 천문학적인 보너스가 걸려 있는 페덱스컵 우승 경쟁의 동력으로 작용한다.
군 문제가 일단락되면서 멘탈이 강해졌다는 게 고무적이다. 지난달 병무청과의 '국외여행기간 연장허가신청 불허가 처분 취소' 소송에서 패소한 뒤 "올 시즌을 마치고 입대하겠다"고 마음을 비운 배상문은 "이번 대회 좋은 성적을 거둬 10월 프레지던츠컵까지 출전하고 싶다"고 했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프레지던츠컵 인터내셔널팀 선발랭킹 7위로 도약할 수 있는 상황이다.
데이와의 최종 4라운드 챔피언조에서의 맞대결이 마지막 승부처다. 데이 역시 7타를 줄여 2주 전 올 시즌 마지막 메이저 PGA챔피언십에 이어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시점이다. 16번홀(파5) '2온 1퍼트' 이글에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었다. 세계랭킹 1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예상 밖의 '컷 오프'라는 수모를 당해 마음 편하게 우승 진군을 거듭하고 있다.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던 버바 왓슨(미국)은 반면 3언더파에 그쳐 1타 차 3위(10언더파 200타)로 밀렸다. 평균 334.7야드의 장타를 때렸지만 페어웨이안착률이 48.26%로 뚝 떨어져 오히려 '독(毒)'이 됐고, 3m 안팎의 퍼팅을 4개나 놓치는 등 그린에서 가시밭길을 걸었다. '디오픈 챔프' 잭 존슨과 라이언 파머(이상 미국), 헨리크 스텐손(스웨덴) 등이 공동 4위(9언더파 201타)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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