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엔화가치 2.97% 급등, 7개월새 최고…유로도 2.05% 올라 강세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중국발 경제위기 우려로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폭락하자 엔화ㆍ유로화 등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렸다. 달러 가치는 하락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화가 급등했다. 달러-엔 환율은 2.97% 급락한 118.41엔을 기록했으며, 장중 한때 116.14엔까지 떨어졌다.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며 엔화의 가치가 약 7개월만에 최고수준을 보였다. 이날 엔화 하루 변동폭도 2010년 5월 이후 처음이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에 버금가는 가격 변동이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일본 정부 관계자가 이날 "엔화 상승은 지나치다. 좀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해 엔고에 제동을 걸거나 향후 가격 변동을 주시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고 전했다.
달러-엔 환율이 조만간 115엔대로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나세 준야(棚瀨順哉) JP모건체이스 은행 조사부장은 "달러-엔 환율이 116엔대까지 하락한 것은 투자자의 리스크 회피 성향이 한층 강해졌기 때문"이라며 "엔화가치는 115엔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본 증시가 24일에 이어 25일에도 4%대의 급락세를 보이는 것도 엔화 강세 전환에 따른 기업실적 둔화에 대한 우려가 작용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1달러=1유로 설이 나오던 유로화 역시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2.05% 급등한 1.1619달러를 기록했으며, 장중 1.1714달러까지 급등했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다.
반대로 주요국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 대비 1.76% 급락한 93.33으로 마감했다. 달러 지수는 장중 2% 이상 하락하기도 하며 지난 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날 중국 증시가 8% 폭락하면서 다우존스지수도 덩달아 장중 한때 1000포인트 이상 폭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며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금리인상이 물건너갔다는 전망이 달러화 가치를 끌어내렸다.
엔화와 유로화에 돈이 몰리는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컨설턴트인 게리 실링은 "미국 정보기술 버블과 주택 버블이 꺼질 때도 이런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며 엔화와 유로화의 추가 강세를 전망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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