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군 당국이 24일에도 전방 지역 11곳에서 가동 중인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북한군은 우리군이 지난 4일 DMZ 목함지뢰 도발 사건 이후 11년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무차별 타격을 경고했다. 북한이 이렇게 확성기 방송에 민감한 이유는 대북 심리전 효과가 상당히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4일 군 관계자는 "김정은 정권 입장에서 김씨 일가 3대 세습과 비리, 독재 권력 내부의 부도덕성을 고발하는 대북 확성기는 참을 수 없는 최고 존엄에 대한 모독"이라며 "물자가 부족하고 전력 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 입장에서 대북 확성기는 일종의 비대칭 전력으로 만회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군 당국이 전방 11곳에서 운용 중인 고정식 확성기는 48개의 대형 스피커를 통해 10여㎞ 떨어진 곳에 음향을 보낼 수 있다. 반면 신형 이동식 확성기의 음향은 20㎞ 이상 떨어진 곳까지 도달할 수 있고 북한군이 예측하지 못한 곳에서 기습적으로 방송을 해 조준 사격을 피할 가능성이 높다.
대북 확성기 방송은 '자유의 소리' 방송뿐만 아니라 외부 세계와의 교류가 차단된 북한군이나 주민들이 접하기 어려운 북한 내부 소식이나 자유민주주의체제의 우월성, 지구촌 곳곳의 소식, 날씨 정도 등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 체제에 위협이 되는 대북 확성기 방송은 군에 사기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탈북을 유도하는 작용을 해 북한으로서는 포탄보다 더욱 위협적인 요소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대북 확성기방송은 김정은 일가의 3대 세습과 비리, 장성택 처형 등 독재 권력 내부의 비리와 암투 등을 고발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대북 심리전을 '최고 존엄(김정은)'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력 반발해 왔다.
군관계자는 "북한은 현재 병력과 방사포 등 전방지역 전력을 한층 강화한채 확성기를 겨냥한 사격준비까지 마친 상태여서 우리 군은 이에 대비한 대응전력을 전진배치했다"고 말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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