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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인플레 기대치 연중 최저…금리인상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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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미국의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낮은 물가에 더해 기대치마저 떨어진다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 방침에도 변수가 될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Fed는 그동안 저물가 상황에서도 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고수해왔다. 소비 경기가 살아나면서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결국 오를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Fed의 기대와 달리 물가상승률 기대치가 되레 떨어지고 있어 Fed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고 FT는 진단했다.

물가상승률 기대치를 보여주는 국채 금리와 물가연동채권(TIPS) 간의 금리차는 이날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물 국채와 2년물 TIPS간 금리차는 이날 0.41%포인트까지 떨어졌다. 7월 중순만 해도 1%포인트 이상이었던 금리차가 급격히 축소된 것이다.


5년물 국채와 5년물 TIPS간 금리차는 1.23%포인트, 10년물 금리차는 1.59%포인트로 좁혀졌다. 30년물 금리차도 1.79%포인트에 불과했다. 금리차만 살펴보면 미국 경제가 장기간 저물가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반영됐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배경에는 중국 경기 불안이 자리잡고 있다. 중국 경기 둔화는 원자재 가격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블룸버그 원자재 지수는 지난주까지 6주 연속 하락했고 이번주에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2002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지난주 중국의 기습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로 글로벌 디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은 더욱 커졌다. 위안화 약세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원자재 수요 둔화 요인이 돼 원자재 가격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중국이 자국 통화 평가절하를 해야 할 정도로 경제가 안 좋다는 불안심리도 그 자체로 원자재 가격 하락 요인이 된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가격이 배럴당 40달러 초반까지 밀리면서 미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2.7달러선까지 떨어졌다. 미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1년 전에 비해 20% 이상 하락해 6년만의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Fed는 그간 일시적 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하락에 지나치게 우려할 필요는 없으며 또 유가 하락은 궁극적으로 소비 수요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경제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하지만 현재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치가 떨어지고 있다는 점은 Fed의 이러한 기대감에 반하는 흐름이다. FT는 낮아진 물가상승 기대치는 비둘기파들에 좋은 무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클레이스는 최근 물가 연동 채권의 가격은 Fed의 정책 오류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가 너무 서둘러 긴축 모드로 전환해 경기 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되레 디플레이션 위험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채권 금리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바클레이스는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에 대해 지나치게 비관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채권 금리가 너무 낮은 측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노동부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19일 공개한다. 월가에서는 7월 CPI가 전년동월대비 0.2%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Fed가 중시하는 에너지·식료품 가격 변동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동월대비 1.8%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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