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철통같은 보안과 권위를 자랑해온 미국 국세청(IRS)이 납세자들의 개인정보를 대량으로 해킹당한 것으로 밝혀져 망신을 사고 있다.
IRS는 17일(현지시간) 해커들에 의해 유출된 납세자 개인 정보가 최소한 30만건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22만건이나 더 많은 수치다.
지난 5월 IRS는 올해 초 해커들이 납세자 22만5000명의 계정에 접근을 시도해, 11만4000명의 계정에서 정보를 빼내 이로인한 세금 환기 사기 피해 규모가 5000만달러(591억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실제 해킹 피해 규모는 최초 예상 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했다. IRS는 조사결과 해커들은 60여만명의 납세자 계정에 접근을 시도, 이중 적어도 33만4000명의 개인 정보를 해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커들은 사회보장번호와 생년월일, 주소와 같은 개인정보를 모두 털었다. 해커들은 이같은 개인 정보로 허위 환급 자료를 꾸며 거액의 세금 환급금을 노려온 것으로 확인됐다. IRS는 지난 5월 해킹 사실이 알려진 직후 관련 사이트를 폐쇄했지만 추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IRS는 새로 파악된 납세자들에게 해킹 사실을 일일이 통보하고, 추가 피해 방지 노력을 할 예정이지만 전문가들은 해커들이 올해 세금 환급때에도 대규모 부정 환급을 받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킹된 정보가 광범하게 매매되거나 유출될 경우 2차, 3차 피해도 우려된다.
IRS와 연방수사국(FBI) 등 수사기관은 러시아 출신 해커들의 조직적인 범행 가능성에 심증을 두고 있었지만 아직 구체적인 물증은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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