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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피크제 앞서 도입했지만…삭감률 달라 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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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인건비내 신규채용 임금 충당 요구
삭감률 달라 기존사원 급여 조정 불가피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발전사들이 앞다퉈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고 있으나 임금피크제로 확보할 수 있는 신규 채용 규모가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임금피크제에 따른 임금 삭감률이 각 사마다 달라 재원 확보에서부터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발전사 5개 가운데 남부와 남동, 서부, 동서발전 등 4개사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확정했다. 중부발전은 노조의 반대로 아직 도입을 결정하지 못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3일 공공기관장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오는 10월까지 산하 공공기관 모두 임금피크제를 도입할 것이라는 계획을 확정, 중부발전도 조만간 개별동의 절차를 거쳐서 임금피크제 도입에 합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부는 공공기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향후 2년간 신규 일자리 약 2400개가 생길 것으로 발표하면서 공공기관마다 재원 확보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58세에서 60세로 정년을 연장한 기간 동안 임금을 삭감하고 이 재원으로 신입 직원의 임금을 충당하겠다는 것이 임금피크제의 핵심이다. 앞서 지난 5월 기획재정부는 임금피크제 신규 채용 인원의 인건비는 임금피크제 절감재원을 통해 충당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임금피크제 도입을 결정한 발전사마다 지급률이 달라 혼란이 나타나고 있다. 공공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남부발전은 임금피크제 도입 1년 차에 기존 임금의 60%를, 2년 차에는 5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남동발전의 59세와 60세의 임금지급률은 종전의 60%다. 동서발전은 각각 65%, 60%이고 서부발전은 70.08%와 59.30%다. 즉, 남부발전과 지급률이 비슷한 남동발전은 절감재원인 40%로 신규 채용 재원을 충당하지만, 동서발전이나 서부발전은 35%, 29.92%로만 신입사원을 채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정부가 매년 신규 채용 목표 달성 여부를 확인하고 미달 인원에 대해서는 총인건비를 줄여서라도 충당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어서다.


정부는 신규 채용 목표를 정년퇴직 연장자 증가분을 기준으로 밝히고 있다. 남부발전의 경우 임금피크제에 따른 정년연장 대상자가 내년 57명, 2017년 48명, 2018년 46명으로, 향후 3년간 150여명의 신입사원을 추가로 채용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동서발전이나 서부발전은 비슷한 규모의 정년연장자가 예상되지만 절감재원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정부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줄여야 하는 셈이다.


한 발전사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임금피크제 적용 인원 이상의 신규 채용을 무조건 실시하고 임금은 총인건비 내에서만 충당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신규 채용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향후 총인건비 인상분에서 빼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한편 노조가 임금피크제 도입 반대 투쟁을 예고하고 있는 공공기관도 아직 많이 남아있다. 중부발전을 포함해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전원자력연료, 한전KDN,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전력그룹사 노조는 양대 노총과 임금피크제 반대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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