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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원 롯데' 공표 한 달…'아버지의 뜻'보다 중요해진 그의 결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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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원 롯데' 공표 한 달…'아버지의 뜻'보다 중요해진 그의 결정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1일 대국민 사과문 발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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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6일 신동빈 회장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
7월말 경영권 분쟁 시작으로 부친-형과 대립구도
그룹 최대 위기 직면…한달 뒤인 8월17일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결판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앞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의 롯데사업을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한편 리더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겠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7월16일 국내 주요 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긴급 소집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이사회에서 참석이사 전원찬성으로 대표이사 자리에 오른 다음 날 한국 계열사 사장단회의에서 이를 공표한 것이다.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선임은 한국과 함께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까지 맡게 된다는 것을 공식화하는 것으로 사실상 '포스트 신격호'임을 확인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다.


신 총괄회장의 '뜻'에 따라 한일 롯데의 후계자로 신 회장이 확정되는 것은 그 동안의 정황을 볼 때 당연한 수순이었다. '일본 롯데 신동주, 한국 롯데 신동빈'이었지만 작년 말 신동빈 원톱 체제로 서서히 기울어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에게 미움을 사 경영에서 배제되면서 신 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을 승계할 것이란 관측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해말부터 롯데 부회장ㆍ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ㆍ롯데아이스 이사 등 계열사 3곳에서 직위 해임된 이후 올 초에는 롯데홀딩스에서도 해임됐다. 한국 계열사에서도 모두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맡게 됐다는 롯데그룹의 발표는 당시 정황상 지금의 롯데 사태를 전혀 예견할 수 없었다. 신 회장이 직접 국내 계열사 사장단들에게 아버지의 '뜻'을 받들어 한국과 일본을 이끌어가겠다고 밝혔을 때도 의심의 여지는 찾을 수 없었다. 두 형제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경영권 분쟁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뜻이 확인된 만큼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8월 현재, 롯데그룹은 경영권 분쟁 소용돌이의 중심에 서있다. 신 회장이 공언한 아버지의 '뜻'을 부친인 신 총괄회장과 형 신 전 부회장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졌다. 지배구조가 공개되지 않고 복잡한 탓에 상황은 갈수록 꼬여갔다. 정치권과 정부까지 직접 분쟁 개입에 나섰고 분쟁 과정에 노출된 일본기업 이미지로 반 롯데 정서까지 초래했다. 신 총괄회장이 지난 60여년간 힘들게 일궈온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으로 한 순간에 최대의 위기에 직면하게 된 셈이다.


신 총괄회장의 진짜 '뜻'은 아직 명확히 알 수가 없다. 신 전 부회장을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신 회장의 해임을 직접 지시했지만 워낙 고령인데다 건강이상설까지 불거져 나오며 상황판단이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또 공개된 녹취와 육성 영상도 신 전부회장측이 일방적으로 폭로한 것이어서 진짜 의중인지도 확실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차남을 전혀 용서할 수 없다던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이 일본에서 돌아온 직후 만남 자리에서 아무일 없었다는 듯이 안부인사만 한 점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경영권 분쟁 이후 세번째 사과를 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아버지를 많이 존경하지만 경영과 가족의 문제는 별도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영상으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롯데 경영권 분쟁은 사실상 승기가 신 회장에게 기울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까지 경영권을 모두 장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룹의 결정권이 아버지의 '뜻'에서 신 회장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다.


17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주총은 한일 롯데 경영 투명성을 이유로 신 회장이 소집한 것이다. 신 회장은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안과 일본 롯데 지배구조 개편안을 상정했다.


신 전 부회장이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홀딩스 이사진 해임안을 상정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신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지분 3%를 모아 이사 해임안을 긴급 상정하고 표 대결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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