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개최 예정…신동빈 회장 경영 투명성 등 안건 상정
주총 승리로 명분 확보하고 장악력 공고히 하려는 포석
신동주 전 부회장과 표 대결 가능성도…대세는 신 회장에 기울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불러온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17일 판가름난다. 이날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중 누가 신임을 얻어 향후 롯데를 이끌어갈 리더가 될 지를 검증받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임시주총으로 경영권 분쟁도 종식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일본 지주사 우호지분 등 실권을 장악하고 있는 신 회장이 자신감있게 이번 임시 주총을 강행한만큼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하는 자리로 삼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17일 예정된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주총에서는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의 안건을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인 신 회장이 소집했다. 그는 주총 안건을 경영권 분쟁 관련된 내용이 아닌 기업 투명성 강화를 위한 내용으로 정했다. 주총을 통해 명분을 확보하고 일본 롯데홀딩스 장악력을 높이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주총의 최대 관심사는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간 지분 표 대결이 처음으로 이뤄질 여부다. 롯데홀딩스는 광윤사와 직원지주조합, 임원지주조합이 각각 30% 안팎의 지분율을 갖고 있다. 나머지 10% 미만의 지분만 신동주(약 2%), 신동빈(약 1.4%) 두 형제와 신격호 총괄회장(지분율 미상)이 보유하고 있다. 광윤사의 지분의 99%는 신격호 총괄회장 가족 네 명이 갖고 있다.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 이사진과 한국롯데의 지주사회사격인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있는 'L투자회사'를 사실상 장악했다. 표면적으로 신 회장이 유리하게 보는 이유다. 하지만 아버지의 뜻을 앞세운 신 전 부회장에게 우리사주협회 등에서 이탈표를 끌어낼 수 도 있다.
신 전 부회장은 그 동안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 대표이사 선임에 정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이번 주총이 직접적으로 경영권과 관련된 안건은 없지만 신 회장측의 안건 처리에 반대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일반적으로 참석 주주 50%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정관 변경ㆍ신설과 관련된 안건의 경우에는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기존에 없던 사외이사직을 만들기 위해 정관 신설이 필요하다면 66.7%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로서 경영진을 장악하고 있는 신 회장이 우호지분확보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신 전 부회장의 반격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세는 신 회장측으로 많이 기울어진 상황이다. 이번 주총에서 일본 롯데 지배구조 개편안과 사외이사 선임안이 무사 통과되면 신 회장의 원톱 경영, 투명 경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한ㆍ일 롯데 지배구조 핵심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의 단독 대표로서 신 총괄회장과 상의없이 호텔롯데 상장이나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을 추진할 수 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은 별도의 주총 소집이나 소송전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17일 주총에서 신 회장의 우호지분을 확인한 셈이기 때문에 신 전 부회장이 별도의 주총을 개최하더라도 반전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이번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면 신 회장이 사실상 승리한 것이기 때문에 경영권 분쟁도 마무리 수순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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