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삼성물산 합병 발표 후 17거래일만에 시총 감소
삼성물산·제일모직 지분 등 평가손실 수천억원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삼성그룹 백기사로 나섰던 KCC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발표 이후 17거래일만에 약 1조5885억원의 시가총액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2분기 실적 악화와 자사 보유지분 평가손실도 수천억원에 달해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CC는 전날 전장대비 7만1500원(-15.13%) 내린 40만1000원에 마감했다. 장중 40만원까지 떨어져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달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최종 결정된 이후부터 전날까지 17거래일 동안 KCC의 주가는 55만2000원에서 40만1000원으로 27.3% 하락했다. 시가총액은 5조8070억원에서 4조2185억원으로 1조6021억원 감소했다.
이 기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주가도 각각 25.0%, 22.4% 내렸다. KCC는 현재 삼성물산 지분 931만557주(5.79%)와 제일모직 지분 1375만주(10.19%)를 보유하고 있다. 이 지분에 대한 KCC의 평가손실은 7658억원이다. 이는 KCC의 지난 3년간 연결재무제표 기준 평균 영업이익(2346억원)의 3.2배로 17거래일만에 무려 3년치 영업이익이 날아간 셈이다. 여기에 KCC가 보유한 현대중공업(5.31%)과 현대산업개발(2.5%) 지분 평가손실액(870억원) 등을 더하면 손해는 더욱 커진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2분기 잠정 영업이익도 85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8% 줄었다. 전방산업의 업황 침체에 따라 자동차와 조선 등 도료 부문의 수요가 부진했던 탓이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수익성 회복이 빠르게 나타나긴 어려울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2%, 9% 하향 조정한다"고 분석했다. 목표주가도 기존 대비 20% 낮춘 52만원을 제시했다.
이밖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관련주인 삼성SDI(-27.4%), 삼성화재(-10.2%), 삼성전기(-1.4%), 일성신약(-10.4%) 등의 주가도 같은 기간 모두 하락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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