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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 회장, 아버지의 '롯데왕국'에 선긋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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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그룹사태 여론 악화에 투명 경영 강화 포석
부친 경영스타일과 선긋기…日 롯데홀딩스 주총도 앞당길듯

신동빈 롯데 회장, 아버지의 '롯데왕국'에 선긋기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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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소연 기자]신동빈 롯데 회장이 경영권 분쟁에 따른 여론 악화에 맞서는 방법으로 '정공법'을 택하며 신격호 총괄회장과 선긋기에 나섰다. '황제경영, 폐쇄적인 지배구도'로 대표되는 신 총괄회장의 '롯데왕국'이 정부와 정치권의 거센 포화를 맞자 호텔롯데 상장, 정부 코드 맞추기 등으로 투명경영, 소통경영 행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10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최근 불거진 '국적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쇼핑(지분율 8.83%), 롯데알미늄(12.99%) 롯데리아(18.77%) 등의 주요 주주로서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호텔롯데를 지배하는 회사는 L투자회사들과 광윤사로, 사실상 지분 90%를 일본 롯데 계열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이 때문에 롯데그룹에 대한 '국적 논란'이 불거졌다.


호텔롯데를 상장시킬 경우 주주분산요건으로 인해 일본 계열사 지분율이 낮아져 한국 롯데가 어느 정도 분리ㆍ독립할 수 있다. 금융당국에 감사보고서를 내야하는 만큼 기업지배구조도 투명해진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는 방안은 신 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왕국'과 확실히 다른 '롯데그룹'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신 총괄회장은 그룹 주요 계열사 상장을 원치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신 회장의 주도로 롯데쇼핑이 상장됐을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이 "회사를 왜 남에게 파느냐"고 못마땅해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신동빈식 개혁작업은 청년 일자리 채용 대책과 사회공헌활동에서도 엿보인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박근혜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에서 청년 실업 문제 해소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자 이에 즉각 호응해 이튿날 2018년까지 2만4000여명의 청년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경영권과 지배구조 등을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국가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고용절벽 해소에 동참해 한국기업이라는 정체성을 부각시키려는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또 신 회장은 지난 주말 잠실 롯데백화점과 롯데마트 등을 방문해 현장경영 행보를 이어가며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소비자 불매운동, 국정감사 증인요청 압박, 국세청 세무조사 등 연일 강도 높게 진행되는 '롯데 때리기'에 맞서 칩거하기보다는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해결책을 강구하는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분쟁의 변곡점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도 미루기보다는 시기를 8월 중으로 앞당기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당초 신 회장은 귀국 직후 이뤄졌던 간담회에서 주총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그룹에 대한 여론 악화를 감안해 주총을 조기개최해 서둘러 사태를 봉합하려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주일 전에만 주주총회 소집을 알리면 8월 중에도 주총이 가능하다"며 "호텔롯데 상장도 수익성 요건은 갖춰진 상황으로 주주분산요건만 유상증자 등을 통해 맞추면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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