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북한군이 최근 비무장지대(DMZ)내에 매설한 목함지뢰로 인해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DMZ내 지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국방부에 따르면 DMZ 일대에는 군사적 대치상황에 따라 목함지뢰는 물론 M14, M16 대인지뢰와 대전차지뢰 등 남북이 그동안 매설해 놓은 100만개 이상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함지뢰는 인명 살상용 대인지뢰로, 뚜껑을 열거나 발로 밟아 압력을 가하면 폭발하게 장치돼 있다.
199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ICBL(지뢰금지국제운동)의 한국지부로 국내외 민간인 지뢰 피해자를 돕는 사단법인 평화나눔회는 후방지역을 포함해 대한민국 내 지뢰매설밀도는 1제곱미터당 2.3개이며, 국방부가 발표한 미확인지뢰지대의 지뢰제거 소요시간은 489년이라고 추산했다. 또 한국전쟁 이후 60여년간 한해도 거르지 않고 민간인 지뢰사고가 발생해 피해자가 약 1000여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대인지뢰와 관련, 모든 대인지뢰의 생산, 사용, 비축, 이동을 금지하고 매설된 지뢰를 제거하도록 하는 대인지뢰금지협약, 이른바 오타와협약이 있다. 1999년 발효된 오타와협약에는 현재 160여개국이 참여하고 있지만 남북은 제외돼 있다. 오타와협약에 가입하면 이미 매설된 지뢰도 제거해야 하지만 분단에 따른 군사적 대치상황이 이를 가로막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 사항 가운데 하나인 비무장지대(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사업을 위해서는 남북 합의에 의한 해당 지역에서의 지뢰 제거 작업이 필수적이며, 전체 비무장지대에서의 지뢰제거를 위해서는 결국 남북 모두 오타와협약 가입이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남북 간 신뢰와 군사적 긴장완화가 선결조건이다. 미국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이란, 인도, 파키스탄 등은 가입하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지난해 앞으로 대인지뢰를 생산하거나 구매하지 않겠다면서 "오타와협약에 가입하기 위한 해결책을 꾸준히 찾고 있다"고 가입 가능성을 열어놓은 듯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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