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타이거코스 접수하러."
세계랭킹 2위 조던 스피스(미국)가 7일(한국시간) '5승 사냥'에 돌입한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총상금 850만 달러)의 격전지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파70ㆍ7400야드)가 바로 타이거 우즈(미국)의 '우승 텃밭'이다.
1999년~2001년과 2005년~2007년 등 두 차례나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고, 2009년과 2013년 우승을 더해 이 대회에서만 통산 8승을 쓸어 담아 단일대회 최다승(8승)이라는 진기록까지 작성했다. 2000년 최종 4라운드에서는 '어둠의 샷'이라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경기가 지연돼 18번홀에서는 어둠 속에서 두번째 샷을 했지만 홀 바로 옆에 공을 붙이는 괴력을 발휘했다. 갤러리들은 그러자 라이터를 켜 그 불빛으로 그린으로 올라오는 우즈를 영접했다.
지난해부터 부상에 시달리고 있는 우즈는 그러나 올해는 출전권조차 얻지 못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당시 통산 79승이 2년이 지나도록 그대로 멈춰있는 상황이다. 우즈의 몰락에 실망이 컸던 미국인들이 스피스에게 '차세대 타이거', '화이트 타이거'라는 애칭을 붙이며 열광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피스가 과연 '우즈코스'를 물려받을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가 됐다.
1929년 버트 웨이가 디자인한 코스다. 1960년 로버트 트렌트 존스가 리모델링하면서 난코스로 변신해 50여개의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개최지 가운데 '서도 '톱 10'에 진입할만큼 악명을 떨치고 있다. 파는 70이지만 전장은 무려 7400야드에 달해 일단 300야드를 넘는 장타가 필수적이다. 물론 페어웨이를 벗어나면 질기고 깊은 러프의 응징을 각오해야 한다.
'2온'이 가능한 2번홀(파5ㆍ526야드)에서 무조건 버디를 잡아내는 초반 스퍼트가 필수적이다. 4번홀(파4ㆍ471야드)은 반면 조심해야 한다. 티 샷이 내리막 경사지에 떨어지는 구조라 롱아이언으로는 포대그린을 공략하기가 만만치 않다. 파만 기록해도 성공이다. 마지막 9번홀(파4ㆍ494야드)은 500야드에 육박하는 전장에 오르막 지형을 더해 체감거리가 530야드를 넘는다.
후반 16번홀(파5)이 '시그니처홀'이다. 전장이 667야드에 달해 선수들이 '몬스터홀'이라고 부르는 곳이다. 290야드 안팎의 IP지점 왼쪽에 벙커가 입을 벌리고 있고, 그린으로 가는 길목 역시 페어웨이 오른쪽에 작은 개울이 도사리고 있다. 그린 바로 앞에는 특히 워터해저드가 철통같은 경비를 펼치고 있다. 핀이 그린 앞쪽에 꽂히는 경우 곧바로 더블보기 이상의 치명타를 얻어맞을 수 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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