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건설분야 장인의 숙련 형성과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건설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장인정신을 지닌 고숙련자를 육성해 세대 간 기술단절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어깨너머 교육'에 의존하는 현 기술 전승 시스템 대신 공식 교육훈련 시스템을 강화하는 등 고숙련자 인력 양성을 위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6일 이 같은 내용의 '건설분야 장인의 숙련 형성과정과 정책적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건설 분야는 고숙련 장인의 역할이 중시됐으나 산업화 과정에서 맹목적인 가격 경쟁 격화와 기계화 등으로 저숙련 근로자의 비중이 급증했다. 그 결과 저임·저생산성의 굴레에 빠지게 됐다.
현재 정부가 최고 숙련기술자에게 부여하는 대한민국명장의 경우 건설 분야 종사자의 비중이 1.9%로, 567명 중 11명에 불과하다. 우수 숙련 기술자도 171명 중 5명뿐이다.
권오현 연구위원은 "젊고 유능한 인재가 충원되지 않으면 그동안 겨우 명맥이 이어지던 고숙련 기술이 단절될 우려가 있다"면서 "건설 분야 장인의 역할과 비전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전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건설 분야 고숙련자들은 ▲고숙련자를 지원하는 법 제도의 취약 ▲가격과 속도 경쟁력을 중시하는 시장의 거래 관행 ▲기계화·분업화 진전에 따른 숙련 기술에 대한 상대적 저평가 ▲숙련 기술 전수를 위한 교육훈련시스템 취약 등을 애로사항을 꼽았다. 건산연이 국제기능올림픽 금메달리스트 4명, 대한민국명장 3명, 중요무형문화재 대목장 기능보유자 1명 등 8명의 건설 분야 고숙련자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한 결과다.
따라서 공식적인 교육훈련 체제를 정비·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술 표준화를 위한 교육과 고숙련자 양성을 위한 교육 등 투트랙의 교육훈련 체제를 강화해 고숙련 장인을 육성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막연히 120만명 전체 기능 인력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보다 '건설업을 생업으로 해 장인정신을 가지고 건설 분야에 고숙련자가 되고자 하는 인력'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인력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권 연구위원은 "호주 등과 같이 청년층 인력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 독립 사업자로 나설 수 있도록 경력 경로를 개발하고 창업을 지원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선 재원 확보가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만큼, 범 건설산업 차원에서 기금을 조성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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