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SK그룹이 5일 청년들의 창업과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선 것은 갈수록 악화되는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대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서다. 특히 SK그룹은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청년채용을 확대하거나 청년창업기업에 지원하는 것과 달리 취업과 창업과 관련된 교육에서부터 창업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게 특징이다. 그룹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도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은 '청년일자리 프로젝트' 운영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식에 참석해 "우수한 인재가 협력업체에 취업할 경우 그 협력업체와 거래관계에 있는 SK 관계사의 제품 또는 서비스 역시 업그레이드되며, 이는 결국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 길"이라며 "청년실업과 같은 사회문제를 적극 해결하는 것도 기업시민으로서 기업이 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국내외 경제여건이 좋지 않으면서 여러 어려움이 있지만 그 가운데 청년들이 겪고 있는 경제적 고통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공식적인 청년실업률이 이미 10%를 넘었고 체감 청년실업률은 20%를 넘는다는 조사도 나온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60세 정년제 등으로 청년 고용 절벽 이슈는 더 심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방향으로 한 노동시장 개혁에 대한 사회적 대타협의 필요성이 절실하게 논의되고 있고, 청년들이 선호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유망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한 입법조치 필요성 등이 거론되는 등 청년 일자리를 위한 노력이 전(全) 국가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SK그룹은 이러한 사회적 논의에 부응하고 청년일자리 문제 해결이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점을 감안해 내년부터 2년간 '청년 일자리 창출 2개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고용 디딤돌'과 '청년 비상(飛上)' 등 2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는데, 우선 '고용 디딤돌' 프로그램을 통해 매년 2000명씩 모두 4000명을 대상으로 직무교육과 인턴십을 진행해 분야별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능력이 검증된 청년 인재들은 SK 협력업체와 지역 벤처기업, 사회적기업 등으로 취업하게 된다. SK는 이달 중 직무교육 방향을 설계한 후 오는 10월 교육생을 모집하고, 내년 1월부터 3개월 단위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SK는 지방에도 '고용디딤돌 프로그램'이 확산될 수 있도록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와 지역 상공회의소, 벤처협회, 벤처기업 등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대전지역 13개 대학교, 마이스터고 등과 연계해 정보통신기술(ICT)분야에 특화된 직무교육·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SK가 운영 중인 모바일 IT 인력양성소 'T아카데미'를 마친 수료생의 70%가 취업에 성공한 점에 비춰 볼 때 SK의 맞춤형 인재양성 성과는 입증된 바 있다.
청년들에게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청년 비상' 프로그램은 수도권 및 대전·충청권에 위치한 25개 대학과 공동으로 각 대학에 맞는 창업지원센터를 설립해 창업교육을 위한 인프라를 구축해 운영한다. 창업지원센터는 내년부터 매년 1만명씩 2년 동안 2만명의 청년들에게 창업교육과 컨설팅, 창업 인큐베이팅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교육생 가운데 매년 20개 창업팀 100명을 선발해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드림벤처스타와 SK의 브라보 리스타트를 통해 인큐베이팅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에게는 비즈니스 모델 검증 지원, 연구개발(R&D) 지원, 시제품 제작 등 구체적인 사업화 방안이 지원된다. 정부에서 운영중인 글로벌혁신센터(KIC)와 공동으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SK창조경제혁신센터를 설립해 글로벌 창업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인데, 여기에 글로벌 성장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화를 추진해 '대박 창업' 사례를 창출한다는 게 SK그룹의 계획이다. SK는 이 같은 프로그램이 재계와 국가적인 차원으로 확산될 수 있도록, 조속한 시일내에 성공모델을 만들어 공유하는 한편 관련 단체 등과도 공조할 방침이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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