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동빈 부자 한달만에 만남…"화해했다" vs "문전박대"

롯데그룹 "5분간 웃으며 얘기하고 인사나눴다. 신동주 전 부회장도 동석했다"
신선호 사장 "신 총괄회장, 신동빈 회장 문 열고 들어오자 나가라"고 해…대화 못나눠, 신 전 부회장 동석 안해

[아시아경제 이초희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두 부자간 만남은 어떻게 끝이 났을까. 신 회장이 지배하는 롯데그룹의 말처럼 웃으면서 인사를 나눴을까. 아니면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측 인사로 분류되는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의 말처럼 만나지도 못하고 문전박대를 당했을까.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중인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3일 롯데호텔 집무실 34층에서 전격적으로 회동한 가운데 이들 만남 여부를 놓고 신 회장 측과 신 전 부회장 측이 엇갈린 진술을 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이날 기자들에게 회동 직후 공식 브리핑을 통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5분 정도 만났다"며 "출장 잘 다녀왔다고 서로 인사를 주고 받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의 설명에 따르면 신 회장은 아버님께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고 사과했다. 이에 신 총괄회장은 "어디 갔다 왔냐" 고 물었고, 신 회장이 "금일 동경에서 돌아왔습니다"고 대답하자 신 총괄회장은 "어허, 그러냐"고 말했다. 신 회장은 다시 한 번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죄송합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이번 만남으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과의 화해로 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 관계자는 "화해한 것으로 본다"며 "동석한 사람에 따르면 서로 웃으며 좋게 인사했기 때문"이라고 화해의 근거를 제시했다. 5분의 시간이 지나치게 짧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충분한 시간이었다고 해석했다. 또 신동주 전 부회장이 동석했지만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고도 했다.

반면 신 전 부회장측으로 알려진 신 사장의 설명은 180도 다르다. 신 사장은 이날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만남 이후 롯데호텔에서 기자들을 만나 "신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집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자 바로 나가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는 롯데그룹이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5분간 만나 인사를 나눴으며 화해를 한 것 같다고 밝힌 입장과 정반대의 내용이다.

그는 "신 총괄회장이 몹시 격노해 있는 상태로 웃으며 인사하고 그럴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라고 첨언했다.

신 사장은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에게 찾아오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갑자기 집무실로 들어왔고 총괄회장이 몹시 화가 난 얼굴로 나가라고 소리쳤다"고 했다. 그는 신 총괄회장 집무실 안에 자신과 롯데측 인사 2명이 함께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는 만남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 사장은 "신 전 부회장이 집무실 바로 옆방에 있었지만 신 회장은 형을 만나지 않고 그냥 돌아갔다"고 밝혔다. 이는 롯데그룹이 밝힌 3자 회동이 있었다는 내용과도 다른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