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은정 기자] 리솜리조트 경영진의 비리 혐의 수사가 농협중앙회의 대출 특혜의혹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면서 농협은행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30일 농협측으로부터 건축 사업을 어러건 수주한 H 건축사 사무소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 H 건축사 사무소 등은 하나로마트 등 농협중앙회가 관할하는 유통시설의 건축이나 리모델링, 감리 등의 사업을 수주했다.
검찰은 전날에도 리솜리조트 신상수 회장을 비롯한 그룹 경영진의 횡령 혐의와 관련 압수수색을 펼쳤다. 이 역시 농협에서 10년 동안 거액의 대출을 받는 과정에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짙었다.
이틀 연속 검찰이 농협중앙회와 관련한 특혜 의혹을 수사하면서 농협에 초점이 맞춰진 수사가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농협은행은 일단 은행과 직접 관련이 있는 리솜리조트에 대해서는 특혜성 대출 의혹이 아니라면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여신협의체를 통해 정상적으로 대출이 집행됐고, 리솜리조트 측이 지난 10년동안 연체없이 정상적으로 원리금을 상환하고 있다는게 그 이유다. 농협은행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리솜리조트에 1649억원을 대출하고 235억원을 회수했다. 원금 회수율은 14%에 불과하지만 이자 수입은 450억원에 달했다.
농협은행 이날 해명자료를 통해 "리솜리조트에 대한 여신은 당행의 정상적인 절차와 규정에 의해 여신협의체에서 결정되어 대출된 것으로 지시나 특혜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리솜리조트에 대한 대출금 지원은 사업장별로 시설 신축에 지원된 것으로 , 기업의 계속성을 유지시켜 대출금 회수를 유도하는 것이 은행과 기업이 상생하는 것이라 판단해 대출을 실행했다는 게 농협측 입장이다. 농협은행은 또 리솜리조트 소유 부동산에 선순위 담보권도 설정해 놓은 상태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은 리솜리조트의 압수수색이 펼쳐진 전날만 해도 특혜대출 의혹은 근거가 없다며 큰 걱정을 하지 않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하루 만에 리솜리조트 경영진 횡령혐의가 농협중앙회회 최고위층으로 불똥이 튀자 당혹해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농협중앙회의 손자회사로, 2012년 3월 농협금융과 함께 계열 분리됐다. 최원병 회장은 2007년 12월 농협중앙회 회장직에 선출된 뒤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말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모교인 포항 동지상고 출신이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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