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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은하수 머무는 곳,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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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준 사진작가의 '은하수 여정' 4년을 담다

[과학을 읽다]은하수 머무는 곳, 하늘을 본다 ▲합천의 한 저수지에서 찍은 은하수와 호수.[사진제공=윤은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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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과학 담당을 하다보면 참 많은 사람들에게서 메일을 받습니다. 기사에 대한 궁금증에 대한 내용이 가장 많습니다. 유전자변형식품(GMO)나 줄기세포 등 논란이 될 만한 기사에 대해서는 반박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혹은 자신의 발명품과 관련 논문이 세계 최초(?)라며 떼쓰는 이들도 있더군요.

오늘은 얼마 전 메일로 자신을 소개한 아마추어 사진작가의 이야기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하늘을 올려보는' 한 사람의 4년 여정입니다. 그는 메일로 "직접 몸으로 부딪히며 하나 둘 알게 된 은하수를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은하수를 좇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는 게 적당할 것 같습니다. 이름은 윤은준. 서른 세 살입니다. 아직 미혼이고 은하수에 푹 빠져 사는 사람입니다. 은하수에 매료돼 우리나라 전국을 누비고 다니는 사람이죠.

눈으로 직접 보는 은하수와 사진 앵글에 잡힌 은하수는 조금 달랐습니다. 사진 속의 은하수는 실제와 조금 달라 보였는데 신비롭고 아름다운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윤은준 씨는 "카메라로 직접 찍은 것"이라며 "사진을 찍어 프로그램을 통해 원본에 대한 보정 작업을 거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자신이 품을 팔아 직접 촬영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과학을 읽다]은하수 머무는 곳, 하늘을 본다 ▲윤은준 씨.

그는 4년 동안 우리나라에서 은하수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고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산을 올랐고 강을 마주했고 바다를 만났습니다. 그가 보내준 사진에서 특히 부산 오륙도와 합천의 한 저수지에서 찍은 사진이 눈길을 끌더군요. 오륙도의 바다는 실제 색깔과 약간 달라 보였는데 이에 대해 윤은준 씨는 "오륙도 전망대인 스카이워크라는 곳에서 나오는 인공적 빛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윤 씨가 촬영한 '부산 오륙도의 밤' 사진은 온통 푸른 빛깔입니다. 우주에서 보는 지구 색깔과 많이 닮았습니다. 멀리 배가 하나, 둘 빛을 뿜어내고 푸른 바다는 이들의 빛을 받아들이는 동시에 반사하고 있습니다. 작은 바위산들이 점점이 솟아있고 저 멀리 고요히 은하수가 다가오고 있는 모습을 앵글에 담았습니다.


합천의 한 호수에서 찍은 은하수는 신비롭다 못해 경이롭습니다. 엷은 바람조차도 막을 수 있는 얕은 산들이 나란히 늘어서 있고 하늘 은하수가 땅 호수에 가만히 발을 담그고 잔잔한 호수는 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디가 호수이고 어디가 은하수인지 몽롱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윤 씨는 "호수를 배경으로 은하수를 촬영할 때는 바람이 없는 곳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호수에 작은 바람이 일면 물이 일렁이고 은하수가 호수에 반사되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윤 씨가 은하수에 빠져든 이유는 무엇일까요. 윤 씨는 "어린 시절 봤던 밤하늘의 은하수가 기억 속에 계속 남아있었고 잊을 수 없었다"며 "은하수 사진을 찍기 전에 많은 자료를 찾아봤는데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은하수는 별로 없고 외국에서 찍은 것이 대부분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 산과 강, 바다를 배경으로 은하수를 찍어보자는 의지가 꿈틀거렸고 무작정 카메라 하나 들고 떠난 때가 4년 전이었던 것이죠. 우리나라에서도 지역에 따라 은하수의 느낌이 달라질까요.


그는 "눈으로 관측하기에는 산악지대가 많은 강원도가 은하수를 보기에 가장 좋은 지역"이라며 "카메라를 이용해 은하수를 촬영하기에 최적의 장소는 도시 불빛이 상대적으로 적은 경북지역"이라고 살짝 힌트를 던졌습니다.


[과학을 읽다]은하수 머무는 곳, 하늘을 본다 ▲황매산에서 촬영한 은하수.[사진제공=윤은준]


윤 씨가 가장 추천하는 은하수 보기 좋은 우리나라 최고의 장소는 어딜까요. 윤 씨는 경남 합천군 황매산군립공원을 꼽았습니다. 그는 "황매산은 해발 약 1000m 정도 되는데 800m까지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그곳에서부터 정상을 향해 걸어가 은하수를 보는 것이 가장 깨끗하게 다가왔다"고 말했습니다. 윤 씨는 "기회가 닿는다면 지금까지 찍은 은하수 사진에 대한 전시회를 열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최근 명왕성에 인류 최초로 탐사선인 뉴호라이즌스 호가 도착했습니다. 케플러망원경은 1400 광년 떨어진 곳에서 물과 대지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는 '지구의 사촌'도 발견했죠. 우주에 대한 새로운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138억 년의 우주에 대해 아는 것은 많지 않습니다.


가끔씩 삭막하고 답답하고 우울한 찰나를 벗어날 수 있는 여유의 시간을 여러분들은 갖고 있는지요. 하늘을 쳐다볼 수 있는 시간조차 없는 현실, 은하수는 당신 곁에 늘 있습니다.


하늘을 올려볼 수 있는 자신만의 찰나…자유로운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순간…도시의 불빛이 없는 곳…은하수가 머무는 우주…잠시 눈길을 그곳으로 돌려보는 시간이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요.

[과학을 읽다]은하수 머무는 곳, 하늘을 본다 ▲부산 오륙도 스카이워크에서 촬영한 푸른 은하수.[사진제공=윤은준]



☆윤은준 씨가 촬영한 은하수 동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73qXaErdh-8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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