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자동차의 영업이익이 5분기 연속 뒷걸음질쳤다. 글로벌 경쟁 심화 및 비우호적 환율 영향 때문이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하반기 주요 시장 신차 출시 및 판매 지원 강화를 통한 판매 확대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23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올해 2분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갖고 올해 2분기에 123만2943대를 판매, 매출액 22조8216억원, 영업이익 1조7509억원, 당기순이익 1조790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8% 줄었고 매출액은 0.3% 소폭 늘었다. 영업이익은 16.1%, 당기순이익은 23.8% 각각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누계 실적은 판매 241만5777대, 매출액 43조7644억 원(자동차 34조 3581억원, 금융 및 기타 9조4063억원), 영업이익 3조3389억원, 당기순이익 3조7737억 원(비지배지분 포함)이라고 밝혔다. 상반기 판매대수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2%, 매출액은 1.4%,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7.1%, 13.8% 감소했다.
국내시장에서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3.0% 감소한 33만5364대를 판매했고 해외시장에서는 3.2% 줄어든 208만 413대를 판매했다. 매출원가율은 공장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비중 상승 및 환율 영향 등으로 1.2%포인트 높아진 79.5%를 기록했다.
영업부문 비용은 각종 비용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상반기말 원·달러 환율의 상승으로 인해 판매보증충당금이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5조6350억원을 나타냈다. 그 결과 영업이익률은 7.6%를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1.5%포인트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2009년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인 1.2%에 그칠 것으로 보이는 등 성장세가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으며 중국, 러시아,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서는 성장세가 감소하거나 침체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루블화, 헤알화 등 신흥국 통화 가치가 하락한 반면, 자국통화 약세에 힘입은 일본 및 유럽 경쟁사들의 공세로 인해 국내시장은 물론 해외 주요 시장에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심화되는 등 대외 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자동차 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세계적으로 저성장 기조가 확산되면서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가운데 세계 각지의 정치·경제 불안요소가 해소되지 않고 있으며 유럽 등 일부 시장을 제외한 주요 시장에서의 자동차 수요가 둔화되거나 감소하면서 향후 시장 예측이 더욱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같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현대차는 전사적으로 판매 지원체제를 강화하는 한편, 브랜드 가치를 높여 미래 성장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역별, 시장별 상품 구성을 다양화함과 동시에 전략 신차들을 세계 주요 시장에 선보여 신차효과를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준중형 및 친환경차 신모델을 선보이는 한편, 미국, 유럽, 중국 등 해외 주요 시장에 신형 투싼을 투입하고 인도 및 중남미, 아중동 등 신흥시장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크레타를 조기 출시해 글로벌 SUV 수요 증가에 적극 대응할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시장조사 업체인 제이디파워(J.D.Power)사가 발표한 신차품질조사에서 2년 연속 최상위권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중국 판매만족도 평가에서도 역대 최고점으로 2년 연속 1위에 오름으로써 글로벌 최고 수준의 품질 및 판매 경쟁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며 "향후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미국 프로풋볼리그(NFL) 등 스포츠 후원을 통한 글로벌 마케팅으로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3분기 원·달러 평균환율은 1025.8원이었으며 최근 환율 동향을 고려했을 때 향후 긍정적인 환율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히고 "글로벌 신차 출시가 집중돼 있는 하반기에 판매 증대 및 공장 가동률 개선과 더불어 전사적인 비용 절감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수익성 제고에도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위한 협력 체계를 공고히 하는 한편, 환경적·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고 이를 고객 및 주주를 포함한 모든 이해관계자와 함께 나누며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는 이날 주당 1000원의 중간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금 총액은 2687억원 규모다.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25~30%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현대차 재경본부장(사장)은 "올해 현대차 사상 처음으로 중간배당을 1000원으로 결정했다"면서 "현재 국내 상장사들의 배당성향이 평균 15%선인데 단기적으로 15%를 달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이어 "중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자동차업계의 배당성향인 25~30%까지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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