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박주영의 부활, 득점 5위로
열한 골 단독선두였던 에두 중국行
공동 2~4위 14명, 두 세골 차 혼전 예상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한여름 열기가 더할수록 박주영(30·FC서울)의 발끝이 달아오른다. 후반기 일정을 시작하는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1부 리그)에서 득점왕을 향한 추격을 예고하고 있다.
K리그 클래식은 올스타전 휴식기를 마치고 25일 열리는 23라운드를 통해 일정을 재개한다. 열두 팀이 33라운드까지 열한 경기씩 마친 뒤 상위(1~6위)와 하위(7~12위)로 나눠 다섯 경기를 더 하는 스플릿라운드의 윤곽을 그리기 위한 경쟁이 시작된다. 우승과 2부 리그 강등 팀을 결정하는 승부 못지않게 개인기록 경쟁도 본격적인 막을 올린다. 혼전 양상인 득점왕 판도가 대표적이다. 22라운드까지 열한 골을 넣어 선두를 달리던 전북 현대 공격수 에두(34)가 중국 2부 리그 허베이 종지로 이적하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공동 2위만 네 명. 이동국(36·전북)과 황의조(23·전남), 스테보(33·전남), 김신욱(27·울산)이 나란히 여덟 골을 기록하고 있다. 공동 3위인 일곱 골을 넣은 선수도 여섯 명이다. 한두 골로 금세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는 격차다.
박주영에게도 득점왕은 가시권이다. 그는 열여섯 경기에서 다섯 골을 넣어 강수일(28·제주), 이종호(23·전남)와 함께 공동 5위권에 들었다. 득점 감각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지난 22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는 두 골을 책임지며 2-1 역전승과 4강 진출을 이끌었다. K리그에 복귀한 뒤 처음으로 한 경기 두 골을 몰아쳤다. 국내에서 '멀티 골'을 기록하기는 2007년 3월 21일 수원 삼성과의 컵 대회 해트트릭 이후 8년 4개월만이다. 최용수 서울 감독(42)은 "존재감의 차이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음에도 팀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고 했다.
박주영은 지난 4월 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 교체로 출전해 복귀전을 한 뒤 조금씩 출전 시간을 늘렸다. 유럽과 중동 리그에서 오랫동안 경기에 나가지 못해 떨어진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오른쪽 무릎 통증까지 더해져 상대 수비수를 휘젓는 파괴력도 부족했다. 대신 2선에 내려와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만드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적응해 나가면서 조금씩 골 욕심을 내고 있다. 슈팅은 스물여섯 개로 팀 내에서 가장 많고, 유효슈팅(골대로 향한 슈팅)도 열여덟 개로 1위다. 그는 "몇 차례 없는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라는 감독의 주문이 있었다"고 했다. 최 감독도 "활동량은 떨어졌으나 골대로 쇄도하는 순간 속도와 득점 감각은 살아있다"고 했다.
여름, 특히 8월은 박주영의 경기력이 가장 좋을 것으로 기대하는 시기다. 그의 오름세는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리는 서울에 큰 힘이 된다. 박주영은 "전반기에는 기대한 만큼 활약하지 못했다. 후반기에는 더 나아질 것"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 데뷔 첫 해인 2005년 정규리그 열아홉 경기에서 열두 골을 넣어 득점 2위를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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