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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엘리엇 그대들 '한국'을 잘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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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눈] 엘리엇 그대들 '한국'을 잘못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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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노종섭 기자] 결전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놓고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딴지를 건지 44일만이다. 17일 주총에서 승자가 결정된다.

양측은 그동안 주주 이익대변을 내세워 각자의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해왔다. 삼성은 합병이후 주가가 오를 것이라고 주장하고 엘리엇은 합병무산이 투자재산 훼손을 막는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주가가 실적이나 미래가치, 시황, 경영환경 등의 대내외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향후 흐름은 누구도 쉽게 예단할 수 없다.

'신도 모른다'는 주가의 행보를 놓고 양측이 자신의 주장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아전인수격 전망을 하고 있는 셈이다. 결과는 주총이후 확인할 수 있을 거다. 어느 쪽 하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자신들의 행보에 정당성을 부여하기위한 노력에 흠집을 낼 이유는 없다. 문제는 결전의 단초를 제공한 행보의 정당성 여부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1대0.35 비율의 합병을 발표했고, 이어 엘리엇이 합병비율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결전이 시작됐다.


삼성물산은 합병 비율의 근거로 자본시장법을 제시했다. 법에 근거해 합병비율을 정했다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은 상장사의 합병 비율은 최근 1개월, 최근 1주일, 최근일 종가를 산술평균해 결정토록 하고 있다. 철저하게 시장 가치를 따르는 것이다. 삼성은 이 법을 기반으로 합병비율을 산정했다. 여기에 더해 계열사 간의 합병 비율은 10%의 할증, 할인을 가중치로 두게 돼 있지만 이는 특별한 경우로 한정돼 있다.


엘리엇이 문제 삼고 있는 것이 삼성 측이 법에 근거해 정한 합병비율이다. 엘리엇 측의 주장을 역으로 해석하면 삼성이 대한민국 법을 어겨 합병비율을 정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엘리엇은 합병비율을 정할 때 주가에 보유 지분 가치 등을 고려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등이 엘리엇이 근거로 내세운 잣대로 합병비율을 정하고 있어 엘리엇을 비롯한 일부 외국계 투자자가 합병 비율에 불만을 가질 수는 있지만 이는 불만에 그쳐야 한다. 지분을 갖고 있다 해서 회사에 대한민국 법을 어기라고 요구할 수는 없다.


엘리엇의 주장은 억지에 가깝다. 만약 삼성이 주가에 보유지분 가치 등을 고려해 합병비율을 산정했다면 공정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는데다 명백한 법위반이다. 또 다른 반대 논리가 제기될 땐 방어논리가 없게 된다.


엘리엇 입장에서는 합병비율이 적정하지 않다면 삼성물산이 아니라 정부를 상대로 국가간투자자소송(ISD)을 활용하면 된다. 합병 발목잡기는 한마디로 번지수를 잘 못 짚은 것이다. 엘리엇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의 근거가 되는 자본시장법이 위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의 법체계가 서로 다르듯 우리나라 자본시장법 역시 국내 상황을 반영해 만든 법이다. 하지만 엘리엇은 주총 소집결의 가처분 항소심에서 자본시장법에 합병비율 결정 방법을 명시한 것이 위헌이라는 주장까지 하는 오만함을 보였다. 국제 기준을 운운하며 대한민국의 법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엘리엇의 행동은 상식도 넘어섰다, 돈의 논리에만 치우쳐 탐욕이 넘치다보니 최우선으로 둬야 할 상식도 무시했다. 기업의 발전을 통한 주주이익 제공에 대한 고민은 아예 없었다.


실소를 금치 못할 일도 있었다. 먹튀, 투기자본 등의 논란이 일자 폴 싱어 회장이 붉은 악마 티셔츠를 입고 2002 한일 월드컵 경기 관람을 한 사진을 보도자료로 만들어 배포했다. 한국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 많다는 보도자료인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 반대와 아무 상관도 없는 한국 사랑이 느닷없이 터져 나온 것이다.


엘리엇은 지난 44일간 드러난 대한민국 국민, 주주들의 시선을 곱씹어봐야 할 것이다.


주총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할 수 없지만 엘리엇은 적어도 대한민국 국민정서와 함께 하는데서는 실패했다. 주주들의 마음을 애초부터 읽지 못했다. 삼성물산이 광고를 내보낸 뒤 걸려온 개인주주 2000여명의 전화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국민연금은 과연 국익 때문에 찬성의사를 밝혔을까. 엘리엇이 자본으로 치장한 탐욕의 모습에서 벗어나 주주의 입장에서 기업을 바라보는 모습이 아쉽다.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초등학생에게도 익숙한 격언이다.


세계 각지에 투자하고 있는 큰손 엘리엇이 한국의 자본시장법을 모르고 삼성물산 지분을 사들이지는 않았을 게다. 한국인들의 국민정서를 몰랐을 리도 없다. 알면서 문제 삼는다는 것은 억지이고 이를 소액투자자들에게 설파한다면 선동이다. 만약 몰랐다면 지금이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여기는 대한민국이다.




노종섭 산업부장 njsub@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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