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앤쇼핑-현대HCN, 송출수수료 갈등 폭발

[아시아경제 조태진 기자]중소기업 전문 TV홈쇼핑 홈앤쇼핑과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현대HCN이 송출 수수료 인상안을 놓고 정면 충돌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앤쇼핑은 지난 15일 '현대HCN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 등에 대한 진정의 건'이라는 의견서를 규제기관인 미래부와 공정위 및 방통위 등 관련기관에 제출했다.

양 측 간의 갈등은 지난 4월부터 표면화됐다. 홈앤쇼핑에 따르면 현대HCN은 지난 4월 20일과 5월 28일 두 차례에 걸쳐 공문을 보내 최근 수 년 간 영업이익이 증가한 만큼 송출수수료를 30% 인상해달라고 요구했다.

홈앤쇼핑은 현대HCN의 방송권역 내에서 매출효율이 매년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30% 인상은 무리한 요구라고 즉각 맞받아쳤다.

그러자 현대HCN은 지난 6월 8일 기존 번호와 인접하지 않는 25번으로 채널번호를 변경하는 대신 송출수수료를 전년 대비 15% 인하하겠다는 수정안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홈앤쇼핑은 송출수수료 인상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채널을 변경해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현대HCN은 전국 8개 지역 사업권역에서 방송서비스를 제공할 뿐 아니라 해당 구역 내에서 점유율이 70%에 육박해 시장지배적 사업자, 사실상 독점적 사업자로 볼 수 있다"며 "그런 현대HCN이 정당한 이유 없이 높은 수준의 송출수수료 인상을 요구하고, 현저히 불리한 채널로의 변경을 통보하는 것은 명백히 거래상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현대HCN 측은 송출수수료 협상이 여전히 진행중으로 홈앤쇼핑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현대HCN 관계자는 "홈앤쇼핑이 지급해왔던 수수료는 여타 홈쇼핑업체 절반 수준으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919억원에 이르는 등 사업개시 3년 만에 안착한 상황"이라며 "홈앤쇼핑은 수수료 협상에서 유료방송 및 홈쇼핑 시장 환경 변화를 틈타 오히려 수수료 두자릿수 인하를 요구해왔다"고 주장했다.

현대HCN의 인상안 제시는 갈수록 어려워지는 MSO 영업구조에서도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방통위에 따르면 SO업계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4% 감소한 2조 3462억 원이었다. 지상파, 위성방송,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중 유일하게 뒷걸음질 쳤다.반면 전체 매출에서 홈쇼핑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이후 5년간 연평균 18.1%씩 꾸준히 증가해 2014년 4월 기준 평균 32.5%까지 치솟았다. 전체 홈쇼핑사가 MSO등 플랫폼 사업자에게 지불한 수수료 규모만도 지난 2013년 기준 1조 1721억 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