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最古)의 메이저' 우승 트로피, 경매에서 1억4000만원 호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디오픈(The Open)'.
아예 고유명사로 못박았다. '골프종가' 영국인들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오픈"이라는 엄청난 의미로 자존심을 과시했다. 사실 지구촌 골프계에서 '최고(最古)의 메이저'라는 건 분명하다. 1860년 10월 프레스윅의 12홀짜리 코스에서 열린 3라운드 대회에서 윌리 파크가 초대 챔프에 등극한 이래 벌써 155년의 세월이 흘렀다. 1, 2차 세계대전으로 12차례 대회가 무산돼 올해 144번째 챔피언이 탄생한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도 이를 존중해 2013년부터는 투어 일정표에 브리티시오픈이 아닌 '디오픈'으로 공식 표기하고 있다. 트로피 역시 '클라레저그'라는 독특한 명칭을 붙였다. 클라레는 프랑스 보르도산 와인, 클라레 저그는 '와인을 담는 주전자'라는 뜻이다. 세상에서 유일한 오픈 챔피언에게 주는 우승컵을 주전자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영국인들의 남다른 '와인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그 가치는 물론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챔피언이 갖는 자부심과 명예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12만 달러(1억4000만원) 정도를 호가했다. 헤리티지옥션이 2013년 8월 미국 시카고에서 진행한 경매에서다. 샘 스니드(미국)가 1946년 우승 당시 받은 클라레저그다. 스니드가 바로 메이저 7승을 포함해 지금도 깨지지 않고 있는 PGA투어 통산 최다승(82승)의 주인공이다.
그린브라이어골프리조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아들 잭 스니드가 경영에 어려움을 겪자 아버지의 유품 가운데 트로피와 메달 등 총 14점을 내놨다. 1951년 PGA챔피언십 우승컵 '워너메이커'가 12만 달러, 1959년 라이더컵 우승 트로피는 18만 달러(2억원)에 팔렸다.
디오픈이 올해부터는 '돈 잔치' 차원에서도 세계 최고를 지향하고 있다는 대목도 관심사다. 대회를 주관하는 로열앤에인션트골프클럽(R&A)이 총상금을 지난해 540만 파운드에서 90만 파운드 증액한 630만 파운드(110억원)로 대폭 늘렸다. 달러로 환산하면 약 970만 달러, 마스터스와 US오픈, PGA챔피언십 등 나머지 메이저와 균형을 맞췄다. 우승상금 역시 115만 파운드, 우리 돈으로 20억원이 넘는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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