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밥먹으며 자유롭게 토론…거리 좁히기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이 '먹자 소통'에 빠졌다. 직원들과 음식을 먹으면서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토론하는 자리를 소통창구로 활용 중이다. 업무 회의나 간담회처럼 딱딱한 분위기가 아닌 음식을 매개체로 한 편안한 만남을 마련해 경영자와 직원간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위성호 신한카드 대표는 최근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정상회담'을 열었다. 서울 중구 소공로 소재 본사 옥상으로 본부 부서장 50여명을 불러 남산 야경을 구경하면서 즉석 음식을 즐겼다.
정상회담은 사옥에서 가장 높은 옥상에서 직원들과 대화한다는 의미다. 점심이나 저녁을 먹으면서 사회적인 이슈나 트렌드를 이야기하는 자리다. 점심에는 도시락이나 샌드위치, 커피가 주 메뉴다. 올해 5월 신입직원들을 대상으로 처음 진행한 후 지금까지 총 8차에 걸려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매월 1회 '런치톡톡'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톡처럼 자유롭고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오고가는 소통시간을 갖자는 의미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지난달 25일에는 세일즈매니저, 중소기업 컨설턴트 등 9명의 직원과 함께 샌드위치, 샐러드, 컵과일 등을 함께 먹으며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토론했다. 오는 17일에도 런치톡톡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테마를 정하고 관련 본부 부서 직원 중에서 직급, 성별을 안배해 CEO가 직접 대상자를 선정한다"며 "런치톡톡에서 나온 이야기 중 검토가 필요한 주요 이슈에 대해서는 경영진 회의 시 공유해 시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원태 수협은행장은 수도권 지점장들과 '런치 위드 CEO 시즌2'를 진행했다. 감성적 소통의 일환으로 매주 금요일 일선 영업점장들과 점심을 함께 하는 소통 프로그램이다. 지난 3일에는 서울 지역 지점장들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들러 파스타를 먹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본부 부서 과장급 직원들과 은행장이 함께 점심을 먹는 시즌1이 좋은 반응을 얻어 올해 새롭게 시즌2를 기획했다"며 "직원들과 회사의 주요 현안들부터 서로의 생각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대화를 나누는 자리로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김주하 NH농협은행장은 직원들과의 소통을 위해 부서별로 돌아가면서 식사를 하고 있다. 최근에는 본부부서 직원 10여명과 점심에 은행 구내식당에 들러 환담을 나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업무와 관련된 무거운 대화가 아닌 가벼운 내용을 소재로 편안하게 얘기를 나누면서 경영자와 직원들간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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