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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정당성 두차례에 걸쳐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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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법원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 대해 두 차례에 걸쳐 정당성을 인정했다. 엘리엇이 신청한 가처분 소송만 기각했을 뿐 아니라, 이례적으로 합병의 정당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합병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법원이 엘리엇의 가처분 소송을 모두 기각하면서 열흘 앞으로 다가온 합병승인 주주총회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용대 민사수석부장)는 7일 미국계 사모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삼성물산과 KCC를 상대로 낸 '삼성물산 자사주 매각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써 삼성물산은 KCC로 넘긴 자사주 5.76%의 의결권을 인정받아 우호 지분을 종전 14%에서 20% 가까이 늘리게 됐다.


법원은 "합병 자체가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어야 지분매각도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의 매출 성장세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또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불공정하고 사회질서에 위반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KCC로 지분을 매각한 행위 자체는 제일모직과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지만, 그 사실 자체로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는 설명이다.


법원은 "합병 자체가 회사나 주주 일반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어야 지분매각도 불공정하다고 할 수 있는데, 이번 합병은 삼성물산의 매출 성장세가 침체된 상황에서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패션, 바이오, 레저, 식음료 등에서 잠재력을 갖고 있는 제일모직과 합병을 추진할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것.


또 엘리엇이 합병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들을 위해 삼성물산이 주식매수자금도 마련해야 하는데, 이 부분을 감안하면 삼성물산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여러가지 방안을 내는 것은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자기주식 처분 가격과 시기도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으며, 처분 대상으로 KCC를 선정한 것 또한 법적으로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자기주식 처분은 이미 발행된 주식을 처분하는 것으로, 회사의 자본금과 기존 주주들의 지분비율에 변동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물산과 KCC 경영진의 배임 및 대표권 남용 여부에 대한 쟁점 역시 합병과 주식 가처분이 합리적인 만큼 해당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KCC로 넘긴 자사주 5.76%의 의결권이 확보되며 삼성물산측은 삼성특수관계인 13.82%의 지분을 포함해 총 19.58%의 우호 지분을 확보하게 됐다. 여기에 10.19%를 차지하고 있는 국내 기관 투자자들 대다수는 삼성물산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질 전망이다.


국내 기관투자가 대다수는 포트폴리오상 제일모직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합병이 성사될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합병에 찬성 의사를 밝히고 있다.


삼성물산은 "이번 결정으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이 주주들의 지지를 받는데 큰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무차별 소송으로 주주들의 정당한 의사결정 기회를 원천봉쇄하겠다는 헤지펀드의 의도에 대해 법원이 제동을 건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이번 합병이 기업과 주주에게 모두 이로우며 무엇보다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것임을 지속적으로 설명해 가도록 할 것"이라며 "주주 여러분의 지지를 모아 합병을 원활하게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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