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재보험사 '퍼시픽라이프리', 금융당국에 지점 예비허가 신청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세계 4대 생명보험사 그룹이 한국 재보험 시장에 진출한다.
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미국계 재보험사인 퍼시픽라이프리는 최근 금융당국에 지점 예비 허가를 신청했다. 금융위는 적절성 여부를 판단한 뒤 조만간 결과를 내릴 방침이다. 예비 허가를 받으면 6개월 내 본허가를 신청할 수 있다.
퍼시픽라이프리는 퍼시픽라이프 그룹의 자회사로 유럽, 아시아, 북미 지역에서 재보험 영업을 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영국 정부와 19조원 규모의 연금 재보험 계약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퍼시픽라이프리가 속한 퍼시픽라이프 그룹은 지난해말 기준 자산 1370억달러(한화 154조1661억원)를 기록한 세계 4위 생명보험사다. 금융위 관계자는 "퍼시픽라이프리가 오래 전부터 국내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온 것으로 안다"라며 "예비 허가를 내줘도 문제 없는지 심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재보험은 보험사들이 보험료 부담들 덜기 위해 가입하는 '보험사를 위한 보험'이다. 국내 시장은 8조원 정도로 국내 업체 코리안리가 6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를 8개 외국계 회사가 나누고 있다. 퍼시픽라이프리는 모그룹 영향력을 바탕으로 코리안리와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에는 금융당국이 중국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하며 중국 자금이 국내 보험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안방보험은 지난해 뉴욕 맨하튼의 랜드마크인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19억5000만달러(2조1900억원)에 인수하며 관심을 받은 곳이다.
이밖에도 당국은 지난달 보험업 인가방식을 대폭 변경한 영향으로 외국계 보험사의 허가 신청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보험업 인가방식을 기존 종목별에서 상품별로 바꿨다. 금융위는 2004년 이후 10년 만의 인가방식 변경인 만큼 새롭고 혁신적인 보험상품이나 회사들이 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외국계 금융사들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한 여행자 보험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외국계를 중심으로 요청과 문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며 "신규 보험 인가 신청이 추가로 더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승종 기자 hanar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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