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추진은 긍정적…시감위 비영리법인 추진은 우려
[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김민영 기자]"거래소 기업공개(IPO)에 적극 찬성한다."(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그동안 벤처기업·거래소 노조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가 처음으로 업계 이야기를 수렴하는 자리였다."(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
금융위원회가 내달 2일 '거래소시장 경쟁력 강화방안' 발표를 앞두고 한국거래소 주주 회원사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개최했다.
30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여의도 63빌딩에서 '한국거래소 주주 조찬 간담회'를 개최하고 한국거래소 지주회사 전환문제를 비롯해 기업공개(IPO) 등 현안에 대해 의견을 묻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간담회에는 37개 주주사 중 김학수 금융위 국장을 비롯해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한국증권금융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외국계증권사로는 JP모건증권, 맥쿼리증권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오는 2일 거래소 구조개혁 방안 발표에 앞서 주주 회원사에게 설명하는 자리"라며 "주주 회원사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구조개혁 방향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간담회는 지주사전환에 대한 방안과 IPO에 대한 금융위 발표와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 김성준 금융위 자본시장과 사무관이 20페이지에 걸쳐 관련 자료를 발표한데 이어 김학수 국장, 이형주 과장, 김용범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의 발표가 차례로 이어졌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그동안 거래소를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고 코스피시장, 코스닥시장 등 각 시장의 경쟁력을 강화해야한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는 지난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도 "자본시장이 성장산업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장구조를 개편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거래소 지주회사 전환과 함께 기업공개(IPO)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거래소 주주 회원사인 증권사들의 최대 관심사안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5%의 거래소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은 거래소 구조개혁에 앞서 상장 문제를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한화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는 몇 차례 상장 시도 실패 이후 세계 주요거래소의 흐름에 뒤쳐지며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거래소 IPO추진과 관련해 대다수 증권사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IPO가 현실화될 경우 주주로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할 수 있을뿐 아니라 거래소가 기업가치를 재평가받을경우 누릴 수 있는 상장 차익 때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재정이 어려운 증권사들은 상장 차익으로 재정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찬성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현재 장외서 거래되는 한국거래소 주식은 한 주당 15만원. 다만 상장으로 거두는 상장 차익에 대한 증권사 배임문제는 해결해야 할 또다른 문제다.
발표 후 ATS활성화, 시장감시위원회 독립 문제 등에 대한 질문도 오갔다. 특히 시감위를 일본처럼 비영립법인으로 떼어내는 부분에 대해 우려를 표하자 거래소 관계자는 "세계거래소연맹(WFE)의 이사국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시장감시기능에 대한 애로점이 많지만 시감위는 최대한 시장과 가깝게 있는게 좋다"라면서 "시장과 가깝게 있어야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그간 거래소 지주회사 문제가 벤처업계·거래소 노조 중심으로 논란이 됐다가 금융위 발전방안을 두고 주주들의 의견을 처음으로 수렴하는 자리였다"면서 "시장감시기능과 ATS 관련 질문에 대해 자세하게 듣지 못했지만 2일 금융위 발표 때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은 "거래소 지주회사 추진은 이제 시작이고 관련 법 개정, 조직개편 과정에서 저항도 있고 시간도 걸릴 것으로 보여 아직 갈길이 멀다고 생각한다"면서 "성장과 개혁 두 가지 큰 가치가 충돌할 것 같은데 시장에 대한 고려와 업계 소통을 더 해달라"고 당부했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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