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재연 기자] 부모에게서 독립해 새 가정을 꾸렸더라도 부모가 어느정도 재력이 있으면 생계형 병역감면을 받을 수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세 자녀의 아빠 A(29)씨가 낸 병역감면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28일 밝혔다.
2005년 징병검사에서 현역병 입영 대상이 된 A씨는 2012년까지 대학진학·재학으로 입대를 미뤘다.
2013년에는 자녀양육을 이유로 상근예비역 신청을 했고 병무청은 같은 해 12월 상근예비역으로 입영하라고 통지했다.
그러나 A씨는 이듬해 1월 "입대하면 아내와 세 아이 등 가족 생계가 유지되지 않는다"며 병역을 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병무청은 가족의 범위에 처자식뿐 아니라 부모까지 포함되므로 A씨가 군에 입대해도 부모의 지원으로 생계를 꾸려갈 수 있다며 거부했다.
김씨는 자신이 부모로부터 독립해 생계를 꾸리고 있고 부모는 약간의 임대수입만 있어 부인과 세 자녀를 지원할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병역의무자의 부모는 생계를 같이하는지와 상관없이 병역법상 '가족'에 해당한다"며 병무청의 손을 들어줬다.
또 부모를 포함한 가족의 월수입은 병역감면 기준에 해당하지만, 부모가 건물 등이 있어 재산액은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씨는 2005년 현역 처분을 받고도 10년간 연기했다"며 "입영 후 가족의 생계대책을 마련할 기회를 이미 받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 과정에서 상근예비역 신청이 받아들여져 가족의 생활 대책에 대한 배려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김재연 기자 ukebid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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