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그리스 의회는 28일(현지시간) 정부가 상정한 구제금융 협상안을 국민투표에 부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그리스는 내달 5일 국민투표를 시행해 채권단이 지난 25일 제안한 협상안의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그리스 의회는 이날 새벽 시행한 표결에서 연립정부 다수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과 연정 소수당인 독립그리스인당(ANEL) 등이 찬성표를 던져 찬성 178표, 반대 120표로 통과시켰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는 표결에 앞선 연설에서 채권단의 긴축 압박은 "그리스를 느린 죽음으로 이끌 것"이라고 비판하고 채권단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투표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는 굴복하지 않겠다"며 국민투표의 목적은 협박을 받는 대신 명예로운 합의와 실현 가능한 해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치프라스 총리는 전날 새벽 1시 생중계된 긴급 연설을 통해 채권단의 협상안을 거부하고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리스는 채권단이 제시한 120억유로(약 13조4000억원)를 지원하는 구제금융 프로그램 5개월 연장안은 정부부채만 증가시키고 연말에 더 가혹한 각서를 요구하게 될 것이라며 거부했다.
한편 그리스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치프라스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유로그룹이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리스 국민들은 살아남을 것"이라면서 "유로그룹과 상관없이 국민투표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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