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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여전사 '월드컵, 로맨틱, 성공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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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수비수 황보람, 조별리그 2차전 끝나고 프러포즈 받아
주장 조소현 "대표팀 선수 중에 제일 빨리 결혼할 거 같아요"

태극여전사 '월드컵, 로맨틱, 성공적' 황보람[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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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이번 대회에서 깜짝 프러포즈를 받아 화제를 모은 선수가 있는데요…."

여자 축구대표팀이 2015 캐나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마치고 귀국한 24일. 인천국제공항 1층 밀레니엄홀에서 월드컵 첫 승과 16강 진출을 축하하는 환영식이 열렸다. 사회자가 주요 선수를 인터뷰하기 위해 소개말을 하자 단상 뒷줄에 앉아있던 황보람(28·이천대교)의 얼굴이 달아올랐다. 자신의 차례임을 알아차리고는 쑥스러운 웃음으로 고개를 숙이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마이크를 잡고 일어선 그는 "프러포즈를 수락한 것이 맞느냐"는 사회자의 물음에 "그렇다"고 확인했다. 그러면서 "응원하러 캐나다까지 와줘서 정말 고맙다. 많이 사랑한다"고 용기를 냈다. 대신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당장은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황보람은 지난 14일 코스타리카와의 조별리그 2차전(2-2 무)에서 중앙 수비수로 90분을 모두 뛰었다. 경기가 열린 몬트리올 올림픽 스타디움 관중석에 남자 친구 이두희(31·회사원) 씨도 있었다. 이 씨는 경기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가는 황보람을 향해 "보람아, 나랑 결혼해줄래?"라고 적힌 도화지를 펼쳐 보이며 깜짝 청혼을 했다. 이 장면이 대한축구협회와 황보람의 트위터를 통해 알려졌다. 두 사람은 2009년 11월부터 6년 가까이 교체한 롱런 커플. 이 씨는 여자 친구를 응원하기 위해 휴가를 내고 지난 9일 캐나다로 갔다. 휴가 기간이 2차전까지라 급히 프러포즈를 하고 귀국해야 했지만 16강 진출을 응원하기 위해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일정을 연기했다. 황보람은 스페인과의 최종전(18일·2-1 승)에도 출전해 팀 승리와 16강 진출에 일조하며 남자 친구의 응원에 화답했다.


태극여전사 '월드컵, 로맨틱, 성공적' 조소현[사진=김현민 기자]


힘과 체격이 좋은 외국 선수들을 상대로 악착같은 모습을 보이던 '태극낭자'들도 연애와 결혼 등 경기장 밖 소소한 일상에는 수줍음을 감추지 못한다. 주장 조소현(27·현대제철)이 대표적이다. "그라운드에서는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다"는 그도 결혼을 앞둔 남자 친구 이야기에는 머뭇거렸다. "대표 선수 중에는 제가 가장 결혼을 빨리할 것 같아요. (황)보람 언니는 내년쯤을 생각하고 있는데 저는 이르면 올해 안으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조소현은 2년 넘게 네 살 연상의 회사원과 교제하고 있다. 그는 "월드컵 기간 중에 휴대전화 메시지로 격려를 해줘 큰 힘을 얻었다. 리그 경기 때도 힘들어하면 홈구장에 와 맛있는 음식도 사주고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준다"고 했다. 깜짝 프러포즈를 받은 황보람이 부럽진 않았을까. 조소현은 고개를 저었다. "훈련과 경기 일정 때문에 남자 친구와 자주 만나기도 어렵고 늘 미안한 마음이에요. 주변에서는 청첩장을 빨리 달라고 재촉하는데 결혼식은 조용히 하고 싶어서…."


그는 월드컵을 통해 여자 축구를 바라보는 시선과 분위기가 달라진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대신 갑자기 달아오른 팬들을 향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몇몇 선수들은 기사에 나온 댓글까지도 꼼꼼히 읽어보더라고요. 때론 비난이나 좋지 않은 얘기들이 나오던데 그걸 읽은 선수들은 마음에 담아두고 상처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이렇게 뜨거운 반응을 접하는 것도 처음이라 어색해요.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여자 축구를 지켜봐주고 응원해 주세요."


태극여전사 '월드컵, 로맨틱, 성공적' 사진출처=대한축구협회 트위터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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