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계파갈등' 불씨 된 당직 인선…빛 바랜 혁신위

이종걸, 당직 인선 '항의'…당 최고위 불참
최고위 반쪽으로 전락…문재인 "잘 될거다"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홍유라 기자] 새정치민주연합이 당직 개편 후폭풍에 몸살을 앓고 있다. 문재인 대표의 최재성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반발, 비노(比盧)계 당직자들은 24일 당 최고위원회의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당의 화합을 위한 당직 개편이 오히려 계파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새정치연합의 이날 회의는 사실상 반쪽으로 전락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뿐 아니라 유승희 최고위원,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 등이 불참했다. 대표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박광온 의원도 상임위 일정을 이유로 회의에 나오지 않았다. 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는 수석사무부총장의 부재로 진성준 당 전략기획위원장이 대신했다.

문재인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이날 회의서 당직 인선과 관련된 발언은 자제했다. 문 대표는 검찰의 야권 인사에 대한 수사를 '공안정치'로 규정하고 중동호흡기질환(MERS·메르스), 가뭄, 최저임금 등을 거론하며 정부·여당으로 시선을 돌렸다. 비노의 불참에 대해 문 대표는 "잘 될거다"라고 짧게 답했다.

이 원내대표는 당연직 최고위원으로서의 당무는 당분간 거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핵심 인사는 "최고위 불참 등 당무거부는 최 의원 (사무총장) 임명 강행에 대한 항의 표시로, 최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인사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사를 분명히 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그 동안 최재성 사무총장 카드에 강하게 반발해 왔다. 그는 지난 21일 심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깨자는 것이냐"는 발언까지 했다. 사무총장은 내년 총선 실무작업을 총괄한다. 문 대표는 이 때문에 앞서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최 사무총장이 적임자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인선을 계기로 계파갈등은 더욱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비노계 한 수도권 재선 의원은 "이 원내대표가 지금 최고위원회의에 들어가서 할 말이 뭐가 있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승용 의원도 이날 "당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렇게 상당히 어렵게 가고 있기 때문에 참 걱정된다"고 말했다.

당이 내홍을 겪으면서 혁신위원회 활동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혁신위는 전날 광주에서 2박3일에 걸친 워크숍을 통해 첫 번째 혁신안을 내놨지만 최고위 뿐 아니라 당내에서도 관심이 떨어진다. 혁신위가 주장한 7월 당 중앙위원회 개최 관련해서도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