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조사 착수 전날 공매도 물량 연중 최대치 쏟아져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다음카카오 주식의 공매도 물량이 국세청 세무조사 직전 연중 최대치로 쏟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 15일 공매도 거래량이 17만3725주(거래 비중 27%)까지 늘면서 올들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85억원으로 코스닥 공매도 거래대금 1위 종목에도 올랐다.
공교롭게도 15일은 국세청이 다음카카오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전해지기 바로 전날이었다. 그리고 악재가 터진 바로 다음날에는 공매도 비중이 5%로 평상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공매도의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외국인들의 매도 물량은 12만주로 전체 공매도 물량의 70% 수준이었다. 나머지 30%는 국내 증권사와 투신 등 기관투자자 등에서 나왔다는 얘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내 증권사와 투신권에서 주가 하락을 예견하고 공매도 거래에 나선 물량은 약 5만주 가량될 것"으로 추정했다.
공매도 폭탄에 주가도 출렁였다. 다음카카오는 지난 16일 연중 신저가에 근접한 10만1700원까지 떨어지는 등 최근 5거래일 간 주가가 13% 급락했다. 하지만 이미 연초대비 주가가 떨어질 만큼 떨어진 상태라 공매도 투자자들은 그리 큰 수익을 챙기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나흘간 체결된 51만여주의 공매도 거래 평균 체결가는 10만9168원으로 전날 종가 10만6400원 보다 2.5% 가량 높았다. 나흘간 공매도 매매를 한 투자자들이 평균 2.5%의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서는 실적 둔화가 올 하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지난달부터 다음카카오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은 각각 종전대비 17%, 15% 내렸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캐시카우의 위기'라며 올해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를 종전대비 4.4% 하향한 8275억원으로 제시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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